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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mum Jan 23. 2024

치팅데이가 필수적이라고?

영악한 다이어터가 되자

 필자는 다이어트 기간 중 컨디션이 안 좋아 운동할 기력도 없고, 식욕도 떨어져서 음식을 못 먹었던 기간이 있었다. 일종의 슬럼프가 아닌가 싶어서 트레이너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지속적인 절식과 고강도 운동으로 인하여 체내 글리코겐이 부족한 상태인 것 같다고 했다. 글리코겐은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형태인데, 우리의 몸은 운동을 할 때 글리코겐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과도한 식단 조절, 특히 탄수화물 절식으로 인해 글리코겐이 바닥난 상태라는 것이다. 이렇게 기운이 없고 못 먹다가는 다이어트는 둘째치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 먹던 떡볶이나 정크푸드, 초콜릿, 케이크 등 다이어트에는 최악인 음식이라도 입맛이 당기면 먹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 과연 그래도 되는 걸까?


치팅데이(Cheating Day)는 '(몸을) 속인다'라는 뜻의 'Cheating'과 '날(日)'이라는 뜻의 'Day'가 합성되어 만들어진 용어로, 식단 조절 중 부족했던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해 1~2주에 한 번 정도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날을 뜻하는 말.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치팅데이, 말 그대로 몸을 속이는 날이라는 뜻이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항상 엄격한 몸 관리를 하는 사람들은 늘 칼로리와 영양이 절제된 식사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마련이다. 필자 또한 치팅데이라고 하면 막연히 다이어트 중 하루 쉬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음으로써 심리적 보상과 만족감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치팅데이에는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 있었다.


호르몬을 교란시키자

 다이어트를 감행하게 되면 칼로리와 영양이 제한된 식사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호르몬의 변화도 함께 일어난다. 평소보다 몸에 들어오는 열량과 에너지가 줄어드니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 에너지 절약 모드에 돌입하게 된다. 그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포만감, 식욕조절, 지방 연소를 조절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다. 렙틴은 우리 몸에 충분한 열량이 들어왔다고 판단되면 대뇌에 그것을 알려 식욕을 조절하고 칼로리 연소를 자극한다. 지방이 축적될 때에는 지방의 연소와 분해를 돕는 작용도 한다. 6일은 다이어트 식단을 유지하다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탄수화물 위주의 고열량 식사를 하게 되면, 우리 몸의 호르몬 주기를 속여 일시적으로 많은 렙틴 호르몬이 생성된다. 렙틴 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지면 뇌가 포만감을 느껴 식욕을 억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치팅데이 없이 계속 다이어트 식사만 하게 되면 우리의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줄일 뿐 아니라 렙틴 또한 꾸준히 적게 생성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식욕 조절이나 지방 분해에도 차질이 생길 수가 있다. 이렇게 치팅데이를 다이어트 루틴에 포함시켜 우리 몸의 항상성을 주기적으로 깨뜨려 주는 것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운동 수행 능력을 향상 시키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몸에 탄수화물이 들어오면 분해되어 포도당의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운동할 때 필요한 글리코겐이다. 필자처럼 엄격한 식단의 식사를 계속하게 되면 몸에 글리코겐이 고갈되어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마저 없어지게 된다. 일주일 한 번 정도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글리코겐이 많이 생성되어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인해 몸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기초대사량도 줄어드는데 갑자기 고열량식사가 들어오면 기초대사량이 순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이와 일맥 상통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기 2~3시간 전에 식사나 간식을 먹을 경우, 운동 에너지원으로 잘 쓰일 수 있고 소화도 잘 되는 탄수화물(예를 들어 바나나  1개, 식빵 한두 쪽 등) 적절하게 섭취하게 되면 지치지 않고 고강도 운동을 수행할 수 있다.


심리적 보상과 욕구의 해소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맛 좋은 다이어트 음식들도 많고 제로  음료, 제로 간식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한들 다이어터의 허기진 배와 식욕을 100% 채워줄 수는 없다. 설탕 제로 케이크와 음료는 맛도 만족감도 가짜 같다고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꾸준하고 지치지 않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물질적, 심리적 보상이 필요하다. 잠시나마 다이어트로 지친 몸과 마음에 위안과 보상을 해주고, 억눌렸던 식욕을 해소시켜 주어야 긴 레이스를 달릴 수 있으므로 치팅밀은 다이어트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6일 동안 철저한 칼로리 제한 식단을 했을 때 일주일에 한 번 치팅밀을 먹는 것이 적당하고, 그보다 자주 고열량 식사를 하게 되면 급격한 요요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치팅데이라고 해서  하루 종일 삼시 세 끼를 고열량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치팅밀로서 일주일이 한 끼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감량 집중기에는 치팅밀을 일주일에 한 끼정도만 제한하지만, 일단 목표 체중까지 감량을 하고 나서 꾸준히 운동 루틴을 유지하며 근육량이 늘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게 되면, 감량 집중기 보다 자주 치팅밀을 먹어도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감량을 끝내고 유지어터가 된 필자 또한 현재는 아침과 저녁은 최대한 단백질 위주의 저열량식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심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 (다만, 고칼로리 음식이라면 양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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