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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혜 Jul 01. 2024

퇴고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부지런히 고쳐 쓰는 연재글.

나는 부지런히 글을 업로드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문득 그분들과 짝꿍이 되어서 나는 계속 기획만 하고 성실한 작가님께 계속 글을 쓰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한동안 연재 글들을 쉬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업로드하려고 보니 띠용. 예전에 발행해 놓은 글들에 왜 이렇게 고치고 싶은 부분들이 많은지. 월요 연재글인 거울상이다. 거의 한 달 동안 연재를 쉬었지만 여전히 애착이 가는 이야기이다.


https://brunch.co.kr/brunchbook/enantiomer 





  마음속의 자아가 외쳤다. 왜 나의 자기 검열은 글을 발행할 때는 발동하지 않고 뒤늦게 난리인 거야..! 오늘 틈틈이 거울상의 1~4편 정도를 읽고 다시 고쳐 썼다. 오늘 새 글을 발행하겠다는 의지는 꺾인 지 오래다. 기존에 발행한 글이 두 편 정도 남아있으니, 요 글을 쓴 뒤에 모두 퇴고하고 잠자리에 들겠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저의 거울상을 한 번 봐주시기를 바라면서.. 링크도 살포시 올려보고..


https://brunch.co.kr/@alsp7769/12


  오늘 연재글을 발행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더니 몸도 한결 가볍다. 대신에..



왜 퇴고가 중요한지, 왜 어려운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글을 써보려 한다. 바로~~ 시작!



  글을 퇴고한다는 것은 단순히 틀린 부분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다. 글을 다시 고쳐 쓰는 사람이라면 처음 글을 쓸 때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이다.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문장, 맞춤법이 틀린 문장, 띄어쓰기가 엉망진창일지라도 일단 쓰고 나중에 고치면 된다. 잘잘한 것은 미루어 놓으면, 글을 쓰는 사람은 전달하고 싶은 내용에 훨씬 집중할 수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메시지이다. 문법적으로 바른 글을 쓰는 능력은 어느 정도 기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연습을 통해서 더욱 좋은 글을 쓸 수 있고, 쓰다 보면 나아진다. 신경 써서 보면 퇴고할 때 문법적인 오류는 모두 잡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퇴고의 과정에서는 메시지나 주제를 고칠 수 없는가? 그건 아니다. 당연히 퇴고의 과정에서 글의 질을 높이고 명확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읽다 보면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논리의 보강이 필요한지 아니면 결에 맞지 않는 문장을 삭제 또는 수정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몇 가지 더 추가하자면, 내가 같은 단어를 과하게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읽는 사람에게 친절한 글인지를 생각하며 고쳐 쓰면 좋다. 그래서 퇴고를 할 때는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깨끗해진 눈으로 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야 독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니까.  (안 본 눈 삽니다~!)

  

  

  퇴고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쓴 글이기 때문이다. 이미 글을 쓰면서 나는 충분히 노력했기에 왠지 흐린 눈으로 글을 본다. 내 새꾸.. 좋은 점만 보이는 예쁜 내 글이다. 또는 자신이 써놓은 글에 너무 익숙해져서 글의 결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도 한 몫할 것이다. 왜 보고서를 쓸 때도 분명 오타를 다 걷어냈다 싶지만, 상사 앞에 내미는 순간 상사는 기가 막히게 잘못된 부분들을 잡아내지 않는가. 이미 그가 잡아내기 전에 정신 차리고 보고서를 보면 나 스스로도 뭐가 틀렸는지 안다.



  내 경우에는 글을 고쳐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잘 쓰고 싶기 때문이다. 멋진 글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번 본다. 하지만 단시간에 여러번 본다고 해서 퀄리티가 드라마틱하게 높아지지는 않는다. 완벽한 글을 내놓고 싶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대신 내 글을 따뜻한 시각으로 봐주는 친구나 가족의 피드백을 한 번 받고 고쳐 쓰면 글이 훨씬 좋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퇴고하면 좋을까? 나도 늘 고민하는 지점이다. 여러 가지 퇴고의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나는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는 첫번째 이유는 쓰고 싶은 글이 너무너무 많기때문이다. 가끔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하지만 새 글을 마구 써서 내놓는 건 왠지 독자에게 피로감만을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내 경우에는 팍 튀어나온 아이디어들은 보통 신선하지만 세련되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들은 집중력과 시간을 쏟아쓰지만 끝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을 잡아먹는 또 한 가지 문제는 예전 글들이다. 분명 여러 번 읽고 발행했는데.. 다시 보면 고칠 점들이 아주 많다. 이 부분은 엉덩이 싸움이 중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비해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면 첫 번째 답은 몇 시간이라도 더 내서 글을 쓰고 다듬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면 가능하다. 그리고 몰아서 집중하기보다 끊어서 매일매일 쓰기가 중요하다.



  두 번째 퇴고의 방법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시간적인 거리를 두는 것이다. 한 번 쓰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새로 읽는다. 어떤 글은 와 이렇게 참신한 생각을 했나 싶다. 반면에 또 어떤 글은 자격미달이다. 참신한 글은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 디테일을 더하는 것이다. 또 전체 글에서 계속해서 한 가지 주제를 던져주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자격 미달인 글은 그냥 한 번 쭉 보고 서랍 속에 넣어둔다. 분명 다음번에 다른 이야기에 끼워 넣을 자리가 생긴다. 내 경우에는 섣불리 이걸로 뭔가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서랍에 넣어두는 편을 선호한다. 내 마음에 안 드는 글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들 리가 없다. 그 글에서 뭔가 아른거리는 장점이 있다면, 또 인물을 만들어놓았는데 그 친구들을 세상에 내놓지 못해 왠지 아쉽다면..! 내 뇌의 어딘가에서는 그 부분을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다가 다른 이야기 소재를 발견했을 때 "유레카! 두 가지 이야기의 융합버전을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이 문득 들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읽으면서 고치기이다. 쭈욱 입으로 읽어보면 안다.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다. 특히 이 방법은 은/는/이/가 같은 조사의 사용을 조금 더 적절하게 바꾸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이 방법으로 눈에 띄는 오류들을 줄일 수 있다. 나는 회사에 다니는 동안 보도자료를 쓸 때 이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한 장 정도의 라이트한 글을 빠르게 고쳐 쓰는 보도자료는 굳이 오래오래 보면서 정책적인 고민을 하는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빨리 쓰고 기한 맞춰 대변인 실로 넘겨주는 것이 중요했다. 자료 내는 게 급하면 과장님이나 주무관님하고 동시다발로 읽어보기도 했다. 착착착 빨간펜으로 고쳐서 빠르게 반영하고 자료를 넘긴다. 분명 이 방법은 문학 쓰기에도 유용하다.



  네 번째 방법은 여러 번 고치기이다. 한 번 고친 글과 열 번 고친 글은 분명 차이가 난다.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관점으로 글을 보면 예전에는 새드엔딩으로 끝난 이야기이지만 왠지 요즘 내 삘은 긍정적이라 새로 결말을 쓰고 싶을 수도 있다. 이렇게 크게 방향을 틀 수도 있고, 잘잘하게 고칠 수도 있다. 브런치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발행한 글이라 사람들이 많이 읽어주지 않더라도 나는 퇴고하는 것이 좋다. 남이 읽어주지 않더라도 나는 ㄱr끔.. 읽으Llㄲr..naver..kakao.. 그리고 혹시 언젠가 출판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또 새로 만난 글친구들이 읽어줄지도 모르니까..!





작가님들은 어떤 최고의 퇴고의 팁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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