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올라가서 이제 큰일이군
횡성 어사진미쌀 상급은 토종쌀을 먹기 시작하면서 뒷전이다가 이날 한 번 먹어보자 모드로 밥을 지었다.
일단 보통의 삼광쌀로 밥 지어먹은 이야기 참고하셔도 좋겠다. 이제 보니 이때도 제법 묵은쌀(2022년산)이었네. 묵은쌀 밥짓기로 비교하기엔 오히려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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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보통의 물로 압력솥밥 짓기. 때는 겨울. 개인의 취향을 감안하면 물은 적게 준 편은 아니다.
나온 밥의 상태는 일단 나쁘진 않다. 특히나 육안으로 보기엔 제법 탱탱한 밥알에 촉촉함도 있는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물을 더 부었어야 했다. 역시 1년 반 이상 묵은 구곡은 상당히 건조한 상태구나.
단단한 밥 좋아하는 내 취향에도 이건 좀 많이 단단한데 싶은 정도다. 그리고 무엇보다
향!이!없!다!
파트릭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 생각이 날 정도로 향이 감쪽같이 없는 수준... 일리는 없지만 평소 먹던 다양한 토종쌀의 향과 비교하자면 확실히 그렇다. 이게 토종쌀과 개량종의 결정적 차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이럴 거라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 카레, 볶음밥 등으로 소비하게 되었다. 동거인께서 그냥은 도저히 못 먹겠다고 컴플레인을 하시는데 갓 지은 밥이야 그렇다 치고 냉장고에서 하루이틀 묵은 밥은 나도 굳이 참고 먹어야할 이유를 못 찾겠더라.
그런데, 가령 볶음밥용으로 이상적인 상태냐 하면, 역시 한국쌀은 안남미에 비해 볶음밥 하자면 요리하는 사람이 밥덩이 부수느라 성가시기 이를 데가 없는 특성은 멀리 가진 않는다. 찰진 쌀은 웍의 코팅에는 천적 수준의 해약.
토종쌀 먹기도 바쁜데 이런 쌀을 다시 밥을 지어먹을 생각이 들긴 힘들 것 같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