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 절인 미역이 천연 조미료
이것은 미역절임이다. 미역을 잘께 썰어서 소금에 '깡깡' 절인 것이다.
소금에 깡깡 절였으니 당연히 엄청 짜서, 요리에 쓰려면 소량만 잘 쓰거나 아니면 물에 두어 번 헹궈서 써야 한다. 옥계 오일장에서 됫박으로 하나 정도 사왔는데 자주 쓰는 것은 아니지만 몇 달때 계속 쓰고 있다.
이 소금기를 과하게 빼내기는 참말로 아까운 것이, 미역과 한 몸이 되었다가 빠져나온 소금기는 감칠맛을 듬뿍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미역이야 글루타민산이 듬뿍이니까, 거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해지면 인공조미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 나온다.
이것도 옥계장터에서 사온 자반고등어. 장터에선 얼음박스도 아니고 상온에서 유리뚜껑만 덮어놓고 파는데 여름엔 당연히 쉽지 않은 조건이다. 그래서 이 고등어도 제법 간이 되어있다. 고등어살이 살짝 익은 상태인 것은 설마 열 때문은 아닐 것 같고 소금간과 수분 빠짐이 어우러져서 생긴 단백질 변성일까.
어려울 것 없이 양파와 파, 마늘 같은 채소를 볶다가 미역 헹군 것을 섞어서 다시 볶는다. 기름은 중성적인 것으로, 어느 정도 넉넉히 두른다.
채소가 다 볶아지면 볶던 것을 빼내고 거기에 고등어를 굽는데다. 채소와 같이 볶기엔 고등어 껍질이며 살이 다 흩어질 염려가 있는데 기술에 자신 있으면 같이 못 할 것도 없다. 채소 빼내도 그동안 채수와 다른 성분들이 기름에 이멀전이 되어서 맛과 향은 다 살아있다. 이 기름을 고등어에 잘 입힌다는 느낌으로 껍질쪽을 좀 굽다가 불을 끄고 뒤집는다. 그럼 안쪽은 여열에 일이분 놔두면 된다. 바짝 굽는 건 취향이지만 고등어는 퍼석해질 거다. 고등어의 배누 온도가 65도 이상 올라가느냐 아니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데, 온도기 매번 꽂기엔 좀 복잡하겠고, 어쨌든 몇 번 굽다보면 감이 온다. 포인트는 센 불을 쓰지 않는 것이다.
안동간고등어 스타일 좋아하신다면 딱이다. 차이가 있다면 불조절 잘 한 덕에 살이 훨씬 야들하다는 것. 그리고 미역줄거리가 재미있는 식감과 감칠맛 도는 짠맛을 더해준다는 것이다. 이게 반찬으로 올라오면 밥 한 공기 추가가 디폴트.
고등어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회로, 찜으로, 구이로 먹고 초절임에 파스타와 피자로도 만들어 먹는데 요렇게 여러가지 채소와 같이 볶아먹는 맛도 밥반찬으로 뺄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