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Tom Waits

San Diego Serenade

늦은 저녁

어둡게 조명을 낮춘 거실을 바라보며

톰 웨이츠의 San Diego Serenade를 듣는다


십여 년 전

예술가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가던 시절

술에 절어서 들었던 톰 웨이츠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가슴이 조여드는 그리움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아홉 살짜리 아들이 앉아있다


“어때 노래 좋으니?”

“모르겠는데?”


결혼 초기에

혼자 술 한잔 하며 듣던 노래라

지긋지긋하다며 웃어넘기는 아내를 보며


이젠 술을 마신지도 십 년이 넘었고

예술가라기보다는 아빠이고 선생인 지금

그 시절 애청곡을 듣다 보니


마치 먼바다에 떠있는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듯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나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