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Diego Serenade
늦은 저녁
어둡게 조명을 낮춘 거실을 바라보며
톰 웨이츠의 San Diego Serenade를 듣는다
십여 년 전
예술가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가던 시절
술에 절어서 들었던 톰 웨이츠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가슴이 조여드는 그리움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아홉 살짜리 아들이 앉아있다
“어때 노래 좋으니?”
“모르겠는데?”
결혼 초기에
혼자 술 한잔 하며 듣던 노래라
지긋지긋하다며 웃어넘기는 아내를 보며
이젠 술을 마신지도 십 년이 넘었고
예술가라기보다는 아빠이고 선생인 지금
그 시절 애청곡을 듣다 보니
마치 먼바다에 떠있는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듯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