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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강성화 Oct 03. 2021

출판 계약 소식 전합니다.(feat. 시민상 수상)

내 생애 아주 특별하고 행복했던 날

얼마 전 백신 접종 후 컨디션이 오락가락했습니다. 같이 접종한 남편은 괜찮았는데, 전 미열과 두통이 있어 며칠 동안 계속 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남편이 절대적으로 휴식이 필요한 상태니 늦게 잠들지 말라고 급기야는 당분간 브런치 글쓰기를 중단해 달라는 말까지.--;


그래서 이웃 작가님들 글방에도 제때제때 찾아가 보지도 못했습니다.(남편이 다 지켜보고 있어 글은 못 쓰고 가끔씩 조심조심 가서 댓글만 남기고 왔습니다.^^) 이젠 컨디션을 되찾고 몰래몰래 말고 이렇게 떳떳하게 글을 쓸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사실 추석 연휴 전후로 개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준비해 왔던 원고가 90% 완성되어 추석 전주에 원고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저 또한 그저 네임밸류 없는 무명작가이기에 1~200여 군데 정도 출판사에 투고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투고한 날 아침(새벽에 투고를..), 낯선 번호의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발신 표시에 특별한 표시가 없는 걸 보면서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출판사 편집팀장님의 전화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행운 같은 일이..


팀장님과의 통화는 1시간여 동안 이어졌습니다. 많은 관심과 함께 여러 가지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그 궁금증이 해결되자 팀장님과 바로 미팅 날짜를 잡았습니다. 9월 15일에 첫 연락을 받았고, 이틀 후인 17일에 미팅 날짜를 잡았습니다.




눈앞에 벌어진 행운 같은 선물을 직접 보면서도 처음엔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미팅을 진행했는데, 하루 이틀 사이 직원들과 제 출판과 관련한 회의 후 여러 가지 의견을 포함해 향후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과 방향 등 출판에 관한 디테일한 것까지 모두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수첩에 적어 갔는데,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었습니다. 팀장님이 먼저 제가 궁금해할 만한 것들에 대해 모두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전 편집팀장님이 당연히 제 출판 기획서를 보고 마음에 들어 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새벽 1시가 넘어 출판 기획서를 투고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새벽에 일어나 메일을 확인하는데, 제 메일 한 통 와있더랍니다. 그 시간이 새벽 6시 37분. 잠도 채 깨지 않은 상태에서 메일을 확인했는데, 출판 기획 배경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팀장님에게 얘기해 연락을 취해 달라고 했었나 봅니다. 마침 팀장님과 미팅 중에 대표님이 지나가시다가 룸으로 들어오셔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서장혁 대표님은 일빵빵 영어로 아주 유명한 분이셨습니다. 관련 기사를 읽고 대표님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서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 출판사 대표님이 바로 베스트셀러 작가님 >



사실 대화 중 대표님이 제게 '좋은 일 하십니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단순히 책의 기획 배경만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는 제 삶의 스토리가 점수를 얻는데 영향이 있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물론 제 추측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여쭤볼 생각입니다.^^;)




< 봄름, 인연을 맺다 >



'봄름'. 제가 출판할 책에 찍힐 출판사명입니다. '봄름'은 토마토 출판사의 문학 브랜드입니다. 첫 통화를 마치고, 전 바로 출판사를 검색해 홈페이지를 살폈습니다. 출판사 이름 '봄름'도, '봄름'이란 네이밍을 짓게 된 배경도 모두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 봄름, 저도 봄름  같은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


제 원고가 90% 정도 완성되어 있다 보니 출판을 원하는 시기가 있냐 팀장님이 물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빨리면 좋겠지만, 최대한 늦어도 내년 봄까진 출판되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와 특별한 인연이 된 보건소장님의 정년이 내년 6월입니다.


원래는 올해까지인데, 시장님이 6개월만 더 근무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다고 합니다. 시장님에게 정년이 지나도 그게 가능한 일이냐 여쭸더니, 워낙 코로나와 관련해 공로가 크신 분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사실 우리 소장님은 TV 뉴스에도 나오신 분입니다. 소장님의 코로나 선제 대처 방법들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것은 물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려 한다는 기사 본 적 있습니다. 사실 별로 연관성 없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아직 흉내만 내며 살고 있는 한참이나 어린 제게 주저없이 존경한다는 표현을 하실 만큼 저와의 인연을 아주 귀하고 소중하게 생각해 주시 소장님에게 임기 안에 책을 선물로 드려 작으나마 웃음을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alwaysbehappy/95




출판사 측에서는 제가 좀 더 빨리 원한다면 시기를 조금이라도 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책의 출판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했습니다. 팀장님과의 대화에서 저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몇 달 늦는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를 위해 다른 사람의 출판이 미뤄져서는 더욱더 안 될 일이니까요. 


출판 준비를 하면서 꿈꿔 왔던 대로 혹여나 인세가 발생하면 인세의 절반을 결손 가정 아이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라 출판사에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편집팀장님이 책이 출간되면 보육원 쉼터에도 기증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순간 가슴이 참으로 벅찼지만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우연히  책을 읽게 될 그 아이들의 삶, 아니 거창하게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아이들의 마음에 무언가 하나라도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땐 그저 부족한 내공과 필력이 마냥 아쉽기만 합니다.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이 있으니 원고를 잘 다듬어 단 한 문장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고 위로와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책으로 완성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렇게 대표님, 편집장님, 그리고 출판에 관한 모든 계획과 심지어 출판사명까지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겐 정말 행운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인 9월 27일에 최종적으로 출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 좋은 출판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행운이었습니다. >




사실 최종적으로 출판 계약서를 보낸 날, 전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민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 매거진으로 연재 중인 '열정의 온도'에서 이렇듯 시민상을 받게 된 배경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쓸 계획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mypassion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은 아마도 그 일과 더불어 보건소장님을 비롯해 코로나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한 제 작은 마음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상식 당일 시장님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으셨소장님이 바쁘신 가운데도 그 누구보다 먼저 축하 메시지를 전해 주셨습니다.  깊은 감동이 밀려 왔습니다.


처음에는 상을 받기 부끄러워 마다하려 했지만, 저보다 고생을 했던 시민단체 공동대표님들이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줘서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수상 자체보다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고생했던 분들이 그 마음을 알아주고 적극적으로 시장님에게 말씀드렸다는 것이 제겐 크나큰 감동이었습니다. 굳이 수상까지 하지 않아도 그 마음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을..


이런 상을 혼자서 받아도 되나 싶어 고민하고 있는 사이 이미 제 '공적 조서'는 시청 담당자의 손에 넘겨졌습니다. 그래서 염치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스토리가 있는 상이라 제겐 더없이 귀하고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고생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그저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관계자로부터 수상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 사실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이런 상을 받는다니 부끄럽구나..라고 말했더니 8살 딸이 눈을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는 부끄럽긴 뭐가 부끄러워요.
린이는 엄마가 자랑스럽기만 한 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일들은 딸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처럼 무서운 말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족할지언정 아이에게 그런 엄마가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내 뒷모습을 보고 자랄 아이를 위해 그렇게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마냥 헛되지는 않았나 봅니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기만 한 엄마이지만 아이의 말 한마디에 힘을 얻었습니다.


린아,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person~!
너로 인해 엄마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
사랑해~♥


<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있어 더 특별했던 상 >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백신 접종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날이었습니다.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했지만, 그렇듯 전 아침부터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쁜 날을 보냈습니다. 어쩌면 그 탓에 백신 접종 후유증이 더 오래 지속되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날은 제 생애 아주 특별하고 행복한 날로 기억될 듯합니다.




[ 에필로그 ]


1년여 전, 사실 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로 몸도 마음도 무척이나 힘들고 아픈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1년여 후인 지금, 이 일들을 포함해 제게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충분히 들뜨고 좋아할 일인데 사실 한꺼번에 좋은 일들을 경험하면서 순간 만감이 교차 담담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생은 행복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더니... 그렇듯 힘들고 아픈 순간들을 잘 견디고 극복하면서 그전보다 작은 것에 더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았더니... 이렇듯 하늘이 그 마음을 갸륵히 여기고 이리 선물을 주시는구나.. 란 생각에.


마흔두 살부터 시작해 마흔다섯 살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까지, 잠이 보약이라 생각하며 살아오던 제가 그토록 좋아하던 잠을 줄여가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었습니다.(고3 때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거늘.^^;)


아이를 재우고 2년여에 걸쳐 새벽 2,3시까지 전공과 무관한 내용을 공부하며 취득했던 두 개의 안전기사 자격증. 그 와중에 다이어트로 20대 시절의 체중으로 돌아고, 어쩌다가 우연한 기회에 2년여 전부터 시민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새벽 3시까지 글을 쓰면서 준비했던 출판 준비, 올봄 시작했던 브런치 활동까지.


그런 노력들의 결실을 보면서 '세상에는 나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열심히 살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래도 난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그저 그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written by 초원의

illustrated by 순종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정명훈님의 '트로이메라이(슈만)'


https://youtu.be/C6iEOLIoh5A


성시경님의 '제주도의 푸른 밤'

https://youtu.be/P5joAKc76Jc



ps. 제주도의 푸른 밤이 다들 참 그리우시죠?^^ 오늘 소개해 드릴 이웃 작가님은 바로 JJ teacher 작가님입니다. JJ teacher 작가님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주한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그래서 임용고시를 두 번씩이나..)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매일이 여행인 행복한 삶을 꿈꾸는 분이십니다.^^


JJ teacher 작가님이 따끈따끈한 출간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도 책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 제목은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세요~^^


https://brunch.co.kr/@5c88599d157244a/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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