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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의 빛 Nov 28. 2021

100만 원으로 200명에게 웃음을 선물했습니다

출판 계약금, 가치 있게 쓰다

10월 초 출판 계약 소식을 알리는 글을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alwaysbehappy/137



그 당시 정말 많은 분들이 라이킷을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동안 썼던 그 어떤 글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남기고 가주셔서 감동을 받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는 타인의 경사에 그렇듯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다니.. 참으로 가슴이 벅차고 뭉클했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쓴 직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생겨 상심이 컸는데 우리 브런치 작가님들이 그 마음을 채워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계약금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100만 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 돈은 제가 글을 써서 처음으로 번 돈이라 돈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아주 소중하고 의미 있는 돈이었습니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돈이기에 어떻게 쓸지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고민 후 제 기준에서 가장 가치 있게 돈을 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100만 원으로 200명의 사람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하기



양가 가족의 수를 모두 더하면 저를 포함해 총 31명입니다. 참 많지요?^^ 다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먼저 제 책에 삽화를 그려준 형부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20만 원을 드렸습니다. 남편에게도 용돈으로 10만 원을 줬습니다. 양가 부모님에게는 간식과 부식거리를, 양가 형제들에게는 치킨을 보냈습니다. 베프와 친한 지인에게도 치킨과 간식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폭증하는 확진자로 그 어느 때보다 힘겹고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분들을 위해 작으나마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저와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인연이 된 보건소장님에게 작은 응원과 힘이 되어 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지난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Winter dream'차와 쿠키를 주문해 선물했던 적이 있습니다.

< Winter dream, 마음을 담다 >


Winter dream


차의 이름처럼 한해의 끝과 시작을 모두 품은 겨울에 모두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꿈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아울러 코로나가 얼른 사라져 그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의 수고로움이 줄어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았습니다.


그 당시 확진자 관리와 백신 접종 시작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던 소장님이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다 그 마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 더 많은 확진자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선물은 특별히 정성을 담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직접 포장했습니다. 그렇게 포장을 해 준비한 것이 150개. 그리고 친분이 있는 타 부서 직원분들을 위해서도 10여 개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요즘 할 일이 많아 시간 여유가 없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슴이 또 그렇게 시켰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중요한 일들은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지 말라고..


그래서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3일에 걸쳐 응원의 간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차와 커피엔 쿠키가 제격 >




사실 이렇게 많은 포장을 하긴 처음이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상을 못했습니다. 딸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8살이라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손이 야무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경부터 포장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공부 안 해도 된다고 하니 좋아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습니다.^^

< 엄마 린이가 많이 도와줄게요 >


아이는 피아노 학원에 가고 그 사이 전 계속 포장을 했습니다. 남편은 야근이라 둘이 저녁 식사를 얼른 마치고 9시 20분까지 포장을 했습니다.

< 엄마 우리 반은 하고 자요 >


평소 8시 30분이면 잠자리로 가서 같이 책 한 권을 읽고 음악 한 곡을 듣고 잡니다. 그런데 딸이 반은 하고 자자고 해서 평소보다 조금 늦게 잤습니다. 엄마를 닮아 나란히 나란히 좋아하는 딸입니다.^^(그 와중에 엄마 허리 아프다고 자기 방에서 좌식 의자를 가져와 엄마는 여기 앉아서 하라고..^^)

< 딸아, 네가 없었으면 엄마 혼자 힘들었겠다 >


다음날 아침, 등교하기 전에도 조금 하고 간다고 저렇게 몇 개를 포장하고 학교에 갔습니다.^^

< 엄마 학교 가기 전에 조금만 더 할게요 >


이틀 꼬박 10시간여에 걸쳐 포장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복병이 있었습니다. 첫날 포장을 하고 잠자리에서 딸이 걱정을 했습니다. 쿠키 한 종류가 부족해 반은 같은 쿠키를 2개씩 넣어야 하는데 공평하지 않다고..


사실 쿠키 포장 후기를 보고 처음엔 쿠키 5개를 넣고 200개를 준비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섯 종류만 많이 주문하고 한 종류는 맛보려고 조금만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포장을 하다 보니 6개를 넣으면 예쁠 것 같아 넣다 보니 한 종류가 모자랄 수밖에요.


그래도 쿠키를 넉넉하게 주문해 같은 쿠키를 2개 넣으면 된다 생각했는데 아이의 마음은 그 아니었나 봅니다. 누구는 여섯 종류고 누구는 다섯 종류면 서운할 것 같다고..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동심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그래서 바로 쿠키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에 시간이 괜찮아 방문하려는데 그때 도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딸이 그래도 최선은 다한 거니까 괜찮다고. 걱정하느라 시무룩했던 표정이 환하게 바뀌며 '엄마 최고'를 한번 또 외치며 엄마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늦게 오면 우리가 먹으면 된다딸의 말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2년여 동안 10번 이상 선물을 보내드렸지만, 소장님을 직접 뵌 건 단 한 번이었습니다. 많이 바쁘신 분이라 번거롭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잠시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린이가 꽃다발 선물을 직접 드리고 싶다고. 소장님도 좋아하실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방문 바로 전날 메시지를 보냈는데 일정까지 변경하셨단 말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포장 준비를 다했는데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티커를 추가 주문했습니다. 포장 전면에 Thank you 스티커를 붙였지만 감사한 마음도 다다익선이니.


그렇게라도 정성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방문 당일 오전에 꽃다발을 사러 갔다가 돌아오니 스티커가 도착해 일일이 붙였는데 중요한 쿠키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


혹시나 제때 도착하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딸이 서운할까 봐 조금 신경이 쓰였습니다. 대신 스티커도 더 붙였고, 린이가 쿠키 중 가장 좋고 맛있어 보이는 버터 쿠키와 녹차 쿠키만 넣어뒀으니 마음을 달랠 명분이 있으니 다행이었습니다.


3시 30분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1시 30분경에 쿠키가 도착했습니다. 딸은 피아노 학원 갔다가 2시 30분에 마쳐 보통 40분쯤에 집에 옵니다. 기뻐할 딸 생각에 또 부지런히 쿠키 하나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작업을 모두 마치니 2시 40분. 딸은 그날따라 조금 늦어 42분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딸은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고, 환하게 웃으며 엄마를 안았습니다.^^

< 쿠키야, 제때 도착해줘서 고마워. ^^ >


그렇게 3일에 걸쳐 12시여 동안 준비한 스토리가 담긴 선물이 완성되었습니다.^^


보건소장님에게 드릴 선물은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준비했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3시 30분이라 아이 간식을 먹이고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도착해 연락하니 소장님과 직원 네 분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150개의 간식을 준비했지만, 작은 이벤트를 더하면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포장 속 커피에 스티커를 붙여 당첨된 사람에게 선물을 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니 소장님이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소장님과 린이, 그리고 직원 한 분 총 세 명이 'For you' 메시지가 있는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 행운의 당첨자는 누구일까요?^^ >


그날 행운의 당첨자들이 자원봉사하시는 의사 세 분에게 그 선물을 전달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어찌나 고맙던지..

< 행운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날 우리 모녀는 엄청난 환대를 받으며 선물을 한아름 받아왔습니다. 그중에서 우리 모녀를 감동하게 했던 선물은 바로 인형이었습니다. 세상에 단 두 개밖에 없는 인형입니다.


작년 소장님 어머님의 구순 때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하는 딸에게 어머님이 손수 사랑으로 만들어 최선을 다하는 딸에게 힘내라며 주신 응원의 인형이라고 합니다.


그런 귀한 인형을 2년여 동안 소장님 마음을 사랑으로 꽉 채워준 린이에게 주고 싶다고 하셨다고... 그랬더니 그동안 소장님과 직원들에게 응원과 격려, 사랑을 주심에 감사의 마음을 인형으로 대신하니 그 마음을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 아흔 하나의 소장님 어머님은 사랑하는 딸을 위해 다시 인형을 뜨고 계신다고 합니다.

< 너무나도 귀한 선물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왔습니다.

<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했던 소중한 시간 >




200명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남은 선물들은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꽃가게 사장님에게 하나 드리고,

< 린아, 너 보라색 옷 입고 가서 꽃도 보라색으로 준비한 거야^^ >


지난 금요일 피아노 설치 기사님에게도 하나 드리고, 그날 놀러 온 아이 친구 엄마에게도 하나 줬습니다.

< 피아노 선물 받아서 좋니? 네가 좋아하니 엄마도 좋구나^^ >


그리고 오늘 맛있는 쫄면을 배달해 주신 김집사님에게도 하나 드렸습니다.^^(간단한 메시지를 써드려야겠단 생각에 서둘러 쓰고 있었는데 공동현관 벨을 눌러 급히 쓰느라 스펠링도 빠뜨려 버린.^^)


< 김집사님의 메시지에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




이번 주말은 원고 퇴고하느라 잠이 부족한 저를 위해 남편과 딸이 시댁에 가서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2차 원고 퇴고 중 1차 원고 피드백을 받아 함께 작업하다 보니 마음에 부담을 느낀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였습니다.(아이 손에 어머님 간식도 하나 챙겨 보냈습니다.^^)


< 어머님 다음에도 부탁드립니다~^^ >


세상이 참 좋아졌습니다. 배달료만 내면 1인분도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니.^^ 김집사님이 배달해 준 메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쫄면입니다.^^


웬만한 음식은 다 만들어 먹는 제게 사실상 외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식탐이 많은 편도 아니라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도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외식 메뉴는 거의 한정적입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수많은 음식들이 있지만, 소박한 제 입맛에는 쫄면이 최고입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쫄면 with winter dream >


이 얼마나 오랜만의 혼자만의 시간이던가요.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 마음이 여유로우니 커피맛도 예술이구나 >


100만 원으로 준비했던 200명을 위한 선물 중 4개가 남았습니다. 그중 1개는 아이 친구 엄마, 2개는 아이 피아노&미술 학원 선생님에게 드릴 생각입니다. 그걸 제외하고 이제 1개가 남았습니다.^^


출판 계약금 100만 원 중 90만 원은 선물 비용으로 쓰고 이제 남은 10만 원은 저를 위해 쓸 생각입니다. 어떻게 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저를 위해서도 '그동안 애썼다!' 토닥이고 칭찬하며 올해가 가기 전까지 선물을 하려 합니다.^^


그렇게 전 제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100만 원으로 200명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감동과 행복으로 가득했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written by 초원의

illustrated by 순종

그림 속 사귐 - Daum 카페 :  '그림 속 사귐'에서 순종님의 다양한 그림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Always be happy!*^_____________^*





* 오늘의 추천곡 *


Pudditorium(푸디토리움) - If I could meet again

https://youtu.be/_pA5YZUYrF0


* 뮤지션이 엄마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합니다.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은 노래인데 첫 소절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았습니다. 그래서 제목 바로 검색해 무한반복해서 듣던 음악이기도 합니다.^^


Pudditorium(푸디토리움) - Somebody

https://youtu.be/HBJe-vDvS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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