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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신 케이 Oct 15. 2021

뒤돌아봐주는 사람이 있는 광경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52 - 뒤돌아봐주는 사람이 있는 광경


Rollei 35 TE, Fuji C200 / Togoshi Ginza, Tokyo - Dec


누군가와 데이트를 하고 헤어질 때

"안녕 -!"

"안녕 -!!"

하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

나는 상대방이 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봐 주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어,

뭐.. 지하철이면

승강장으로 내려가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라던가

너무 계속 보고 있는건 아니고- 적당히 그렇다- 아무튼.

.

아무튼-!

.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은 뒤돌아보고 손 흔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두 번 세 번 뒤돌아보고 웃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

그냥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에

잠깐 서서 지켜보는 것이다.

.

어렸을 땐

한 번도 안 뒤돌아보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꼈었다.

뭐랄까 '마치 나 없어도 괜찮다는 듯한 지 갈길 가는 당당한 모습'에 빠지게 만들어보고 싶은 도전? 심리 같은 게 재밌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젠

어느 정도 좋은 나이가 되니까 뒤돌아봐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 사람은 잘 가고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뒤돌아봐주는 상대방의 그 작은 마음이 참 좋다.

.

내 시야에서의 저 모두가 각자 갈길 가는데-

갑자기 딱 한 명이 뒤돌아서 나를 봐주는 그 광경-

별것 아니지만 소소하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 그나저나.. 해외에서 한국말이 갑자기 들리면 왠지 돌아보게 되지 않나요? 어디지? 하면서. 하하 =)



Rollei 35 목측식 수동 카메라이다. 뷰파인더로 보면서 초점을 맞출  없다. 그래서 눈대중으로 거리를 계산해서 렌즈의 초점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필름을 감고, 이제 찍어볼까 하는 찰나 무언가 아쉽다. 모두가 앞을 향하고 있을  왠지  명만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럼 정말   명만 뒤돌아보았다. 작은 바람이지만 누군가  얘기를 들어준  같아 웃음이 나왔다.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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