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시네요

스토리포토그라피

by 유신 케이

스토리 43 - 친절하시네요


거울 보는 달을 찍었다(2019.1.-2. (Yashica T4, superia 400)).JPG Yashica T4 Safari, Superia 400 / Tokyo, Japan - Feb


"참 예의도 바르시고 친절하시네요!"

라고 칭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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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종종 듣는 칭찬이다.

"아아 감사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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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다가 문득-

'음.. 내가 정말 친절한 사람인가.. 사실 별것도 없는 애인데..'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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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들은 몇 가지 타입으로 나뉘는 것 같다.

1. 원래 타고난 성격이 그런 사람. 긴급한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먼저 양보하는 타입으로 바다에 빠져 헬기로 구조되는 순간에도 '아- 예~ 먼저 타세요~!' 양보하는 그런 사람.

2. 이런저런 큰 걱정이 없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지 않는 넓은 사람이다.

3. 마음 어딘가엔 불안함을 달고 살지만, 어찌 되었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 요컨대 어른다운 어른인 셈이다.

4. 아직은 실력이 모자라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아서, 실수해도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이른바 어른스러운 또는! 전략적으로 사회생활하는 사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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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어떤 타입이 되었건-

누구에게도 예의 바르고 친절한 사람은 대체로 강한 사람이었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중에 거울을 보는 이야기가 있는데 '언제 이렇게 아저씨가 되었지'하는 구절이 거울 볼 때마다 떠오르더라고요. 뭐 나쁘진 않지만 =)



초승달- 반달- 보름달- 반달- 초승달-... 매일 달의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뭐 굳이 신경 쓰고 살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 가끔은 달의 모양을 의식해보는 것도 사진 찍을 때 재미가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무슨 달이지?'하고 길가다가 갑자기 고개를 올려다본다.

엥? 보름달이 두 개네? 하는 순간 마치 세수하고 거울보고 있는 누군가를 훔쳐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재밌는 이야기이니 찰칵-! 필름으로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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