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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 이모야 Aug 29. 2021

실패 아니고 ing

포기하기 전까지는...

한 번의 큰 시험으로 정해지는 입시와 채용 덕에 한국 사회는 재수생, 취준생, 공시생 등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관련된 용어가 난무하.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은 한 친구는 본인이 실패한 인생이라고 했다. 다른 소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두 번이나 최종면접까지 봤는데도 합격하지 않은 데다 이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 때문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들리는 합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균 2~3년 도전하여 합격하는 데다 전문학원의 합격수기에 나오는 몇몇 이는 1년도 안 되는 시간을 준비하여 한번에 떡하니 붙었다는 경우도 있으니 더욱 그렇게 생각된다고 했다.  


나는 물었다.
-넌 더 할 생각이 없어?
-아니, 고민 중이긴 하지만 한번 더 해보려고.
-그럼 실패한 게 아니지. 도전 중인 거지.


그 친구는 무슨 말을 더 하려다 다시 집어넣고는 잠잠해졌다.

Photo by Sookyong Lee

공하지 못한 것을 모두 실패라 할 수 있는 걸까. 목표에 달성하는 성공이 100% 이상의 것이라면 그 과정에 있는 사람과 그 이하로 완성한 사람은 모두 실패라 해야 할 것이다


실패라는 말은 더 이상 안 하거나 못하겠을 때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더 이상의 노력이 없는 '포기'라는  선택으로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들을 허무한 것으로 만들어 버릴 때 그것을 실패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노력이나 인생에 대한 실패가 아니라 그동안의 시간 활용에 대한 실패 말이다.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집중을 덜했거나 열정이 부족했거나 그날의 컨디션이 안 좋았거나 하는 나 자신에 대한  관리와 시간을 쓰는 방법에 대한 실패를 말하는 거다.


이루고자 하는 것이 뜻대로 안 되었다고 내 인생이 실패하거나 그동안의 노력 자체가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분명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훈은 있게 마련이다.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평가하고 남들과 똑같은 잣대로 나의 달성도를 평가하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을 실패로 이끄는 시작이라 생각한다. 나는 유니크한 존재로 나만의 능력으로 나만의 꿈을 꾸는 중이다. 꿈은 형상이고 행위이자 방향성이지 직업이나 회사가 아니다. 시험 합격이라는 강력한 한방이 내 꿈에 빨리 도달시켜줄 수도 있지만 그것 외에도 방법이 있다는 말이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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