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회식으로 가는 험난한 길
(10월 회식의 메뉴는 참치회다, 이또한 만장일치!!)
회식은 참석에는 별이유가 없지만, 불참에는 표현되는 혹은 표현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임원으로서 본부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고 그 예하에는 세 개의 팀이 있다.
인원은 20명이 넘지 않는다.
원래 회식을 주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으니 회식 자리를 만드는 건 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평균 이상으로 회식을 선호하는 구성원들의 성향과 나의 평균 이하의 회식 선호 성향이 만나서 회식은 내겐 매우부담스러운 행사가 되고 말았다.
임원 1년 차엔 속으로는 '언제 한번 회식해야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일 년에 본부 전체의 회식을 시도한 것은 세 번을 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나마도 본부원 전체가 동의하고 참여한 회식은 2년이 다되도록 진행하질 못했다.
특히나 세 개 팀이 지역적으로 떨어져 있어서(약 50킬로미터 정도), 회식의 의지가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도 있었고.
더 큰 이유는 표현되지 않는 회식 불참의 이유들이 있었다.
본부장인 나와 구성원들 간의 완성되지 않은 신뢰와 친함이 첫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팀 내 팀원 간의 불화였고 마지막은 본부장인 내가 세 개 팀을 아우를만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2년이 조금 더 넘은 10월에 드디어 본부원 전체가 모이는 회식이 가능할 것 같다.
물론, 개인 사정 등으로 불참자는 생길 수 있지만, 최소한 본부원 전체가 동의한 회식 자리라는 기준에서 그렇다.
나도 모여서 먹는다는 사전적 의미의 회식의 필요성과 중요성, 의미에 대해서 가슴 깊이 인지하고 동의하진 않지만, 그 회식이 조직의 분위기, 사람들 간의 관계 그래서 조직이 일 더하기 일은 이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팀워크와 팀파워의 척도로서의 기능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팀의 본질적인 신뢰, 협업 정신 대신 팀워크, 팀파워 향상만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서 회식을 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회식의 선기능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회식은 그 효용성면에서 매우 큰 우연과 편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회식은 효율이 매우 낮다. 마치 같이 먹은 음식이 누구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입맛만 버린 음식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그리고 한 가지 더, 요즘 MZ세대가 무조건 회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케바케이니 회식도 슬기롭게 활용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