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되는 경력사원 대상 한정
최근 채용 시장은 저출생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따른 외국인 노동자 수급 부족, 팬데믹 후유증을 피한 자연스러운 인력 이동으로 인해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 조직 입장에서도 앞서 기술한 인력난에 더해 가파른 법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증가했고, MZ세대의 등장으로 조직과 인력 관리 측면에서도 쉽지 않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조용한 퇴사 같은 현상을 생각해 보라.
이렇게 어려운 채용 시장 속에서 인력을 채용할 때는 정말 꼭 필요한 그중에서도 긴급한 포지션부터 우선적으로 채용하게 된다. 저자가 처음 회사에 입사할 20세기 말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수천 명씩 신입사원을 공채했었으나, 이젠 그러한 대규모 공채는 삼성을 제외하곤 종적을 감췄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신입사원 채용도 절대 규모가 줄어든 상태다. 즉, 요즘 채용의 절대 비중이 경력 채용이 많아졌다. 그만큼 경력사원의 채용과 적응이 조직의 채용 성패와 연속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경력사원에게 경의를 표해야 하는가?
이렇게 채용 자체가 조심스러워지고 어려워졌으니, 원래부터 중요했던 채용 사유가 더욱더 중요해졌다.
경력사원은 조직에서 입사하자마자 즉시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미검증된 경력을 인정하여 기존 급여보다 높은 금액 책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채용하게 된다. 즉, 조직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커서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거다.
국내 한 대기업이 한때, S급 인력을 채용하는데 전사적으로 매우 심혈을 기울였었다. CEO의 KPI가 S급 인력 채용 인원수였다.목표의 일부분만 반영하는 KPI의 저주 때문인지, S급 인력을 채용하는 것에는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많은 인재 영입을 이뤘으나, 입사 후에는 조직 내에서 Sink or Swim(익사하거나 헤엄쳐 나오거나) 식으로 경력사원을 방치했다. 결국 S급 인재 확보를 통한 조직의 혁신과 성과 창출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처럼 나름 잘 조직되어 있고, 성숙한 조직문화를 가졌다는 대기업조차도 경력사원에게 거친 생존의 투쟁장일 뿐이다. 그러므로 어렵게 뽑아놓고 조직의 텃세나 무관심 속에서 경력사원이 알아서 적응하고 생존하길 바라는 것은 승산 낮은 도박에 가깝다.
경력사원을 뽑는 데는 비용도 많이 든다. 그중 가장 큰 비용은 써치펌에 지급하는 후보자 소개 수수료다. 적어도 경력사원 연봉의 15%에서 20%는 부담해야 하고, 그렇게 성사된 채용의 보증 기한- 중도 퇴사 시 일할 계산하여 환불하거나 다른 후보자 무료 추천 -도 겨우 3개월에 불과하다. 적응하지 못하여 입사후 단기퇴사하는 경우에 짧은 재직중 지급된 급여도 역시 제값을 다했다고 보기 힘들다.
경력사원에게 경의를 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포지션 따라 차이는 있지만, 회사의 업무 수행을 위함이다. 신규 사업이든 기존 담당자의 퇴직이나 이동이든 조직에게는 필요성과 긴급성이 높기에 경력사원을 어렵게 채용한 것이므로, 경력사원을 업무적으로 지원해주고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조직 구성원으로서 하면 좋은 일이 아니고, 꼭 해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지금 그 조직에 있는 구성원 자신들을 위해서이다. 어렵게 뽑은 경력사원이 부적응으로 자신의 역량 발휘와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힘든 건 기존의 구성원이다. 최악은 경력사원이 적당히 몇 개월 인수인계만 받고, 조직과 자신의 궁합만 맞춰보다 퇴직하는 경우이고. 이는 그 경력사원이 입사하기 전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0'보다 낮은 마이너스 영역으로 퇴보하게 된다.
그리고 효과를 조금 더 확장한다면, 이런 분위기가 모든 조직 전반에 확산, 정착될 수 있다면, 잠재적인 경력사원인 우리 직장인들의 커리어 터닝과 확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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