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메이슨 커리 <예술하는 습관>
어제 새벽독서에 니체 관련 책을 보다가 읽고 싶어 져서 꺼낸 책이다.
역시 병렬독서자이자 독서초보자답게 이 책 저책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읽는다.
오늘은 <내면소통> 대신 책장에서 뽑아 든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본다.
출판사 "책세상"에서 나온 니체 전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출판사 "민음사"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읽는다.
왜 같은 책을 두 권을 나란히 놓고 읽느냐면 읽기는 읽는데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어서....
민음사의 책을 기준으로 읽지만 번역에 따라 문장의 느낌이 조금씩 달라서 아리송한 문장은 다른 번역가의 책을 보는 것이다.
민음사 책이 좀 더 현대적인 문장으로 쓰였고 책세상 책이 좀 더 고전 연극을 보는 듯한 문장으로 쓰여있다.
사실 내가 어휘력이 뛰어났다면 책세상 책이 더 문장에 빨려드는 흡입력이 강해서 그 책을 기준으로 읽고 민음사 책을 참고로 봤을지 모르겠다.
한 문장만 비교해 봐도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민음사 :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책세상 : 사람에게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교량이라는 것이다. 사람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하나의 과정이요 몰락이라는 것이다.
민음사 : 나는 사랑한다. 몰락하는 자로서 살뿐 그 밖의 삶은 모르는 자를. 왜냐하면 그는 건너가는 자이기 때문이다.
책세상 : 나는 사랑하노라. 몰락하는 자로서가 아니라면 달리 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을. 그런 자들이야말로 저기 저편으로 건너가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서 "초인", "힘의 의지", "영원회귀" 등의 핵심 철학을 시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여기서 "초인"이라 함은 니체가 제시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 "위버멘쉬"를 칭한다.
"초인", "위버멘쉬"가 무엇일까?
"반역사적 퇴행의 길을 가고 있는 오늘날의 인간에게 인류의 미류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니체가 제시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 - 책세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7면 주석)
"초인은 '영원회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할 미래의 인간을 가리킨다.". (민음사 주석 15면)
"위버멘쉬는 어떤 특정한 인간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이 땅에서, 그것도 자력으로 달성해야 할 개인적 이상이자 목표다. 니체는 지금까지는 위버멘쉬가 존재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는 무수히 많이 출현해야 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바람직한 것은 모든 인간이 위버멘쉬가 되는 것이다."
- 책세상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7면 주석)
책세상의 번역에서는 일본에서 불리는 "초인"이라는 말이 초월적 인격으로 잘못 해석된 소지가 있고 니체의 철학 속에서나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이 위버맨쉬를 달리 우리말로 옮길 길이 없다(17면 주석)며 책에 "초인" 대신 "위버멘쉬"를 그대로 쓴다.
민음사 책만 읽었으면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두 권을 나란히 놓고 읽은 보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책 읽는 속도는 두 배이상 걸릴 예정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이 되었을 때 산으로 들어가 십 년을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기며 보내다 어느 날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
자신의 지혜를 베풀어주고 나누려는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되돌아가려는 차라투스트라.
길을 가던 그 앞에 어떤 성인(노인)이 나타나 그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인간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오""(믿음사 13면)
노인은 "그들이 그대의 그런 선물을 받아들일지 시험해 보게! 그들은 은둔자를 불신하며, 우리가 선물을 주려고 왔다는 것을 믿지 않네" (민음사 14면)라고 말한다.
차라투스트라는 노인에게 묻는다.
"성자는 숲에서 무슨 할 일이 있는지요?"
(...). "나는 노래를 짓고 그 노래를 부르네. 그리고 노래를 짓고 웃고 울고 중얼거리면서 신을 찬양하지(...) 그런데 그대는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가져왔는가?" 성자가 묻는다.
"드릴 것이 뭐 있겠소! 당신에게서 무언가를 빼앗는 일이나 없었으면 하오. 그러니 나를 빨리 보내 주기나 하시오!" 이렇게 하여 노인과 차라투스트라는 웃으면서 서로 헤어졌다. 마치 웃고 있는 두 사내아이처럼.
그러나 혼자 있게 되자 차라투스트라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조차 듣지 못했구나!". (민음사 14-15면)
군중이 모여 있는 도시에 도착해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군중을 향해 말했다.
"그대들에게 초인(위버멘쉬)를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인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지혜와 깨달음을 그들에게 선물하려는 마음으로 군중 앞에선 그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람들은 그의 선물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을까?
니체의 책을 읽으니 머리에서 지진이 나서 읽고 싶었던 책, 메이슨 커리의 <예술하는 습관>을 꺼내 읽는다.
출판사/걷는 나무
작가이자 에디터인 메이슨 커리는 2013년에 <리추얼>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 책은 소설가, 작곡가, 화가, 영화감동 등의 하루 루틴과 작업 습관 등을 자료 조사해 블로그에 업데이트하다 그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은 남성 위주의 내용이었기에 작가는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하는 습관>이라는 책을 통해 많은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문을 읽는다.
"창의적 작업을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들려면 끝없는 희생이 필요하지만 예술 작업은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창작하는 이를 새로운 희열과 환희로 이끌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그 이중성을 공평하게 다루고자 했다. (...) 내가 이 책을 쓰면서 계속 떠오른 의문은 (...) "대체 어떻게 해낸 거지? 이 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13면)
책을 휘리릭 넘겨본다.
이런 책은 어디서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예술가마다 3페이지 내외의 글이 실려있다.
눈에 들어온 제목 [글을 쓰기에 가장 완벽한 하루]- 유도라 웰티
우선 그녀가 누구냐면 나도 모르지만 주석에 이렇게 나와있다.
1941년 단편소설집 [초록빛 커튼]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명성을 쌓았다.
장편소설 [낙천주의자의 딸]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녀에게 글을 쓰기에 가장 완벽한 하루는 어떤 날일까?
"글쓰기의 완벽한 하루의 핵심 요건은 다음 날도 오늘과 똑같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웰티는 매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의무를 강요받지 않는 하루를 원했다. (...) 설령 글쓰기 좋지 않은 날이 있었다 해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날도 날마다 지속되는 보다 더 큰 과정, 즉 최상의 글을 이끌어내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34면)
유도라 웰티는 이렇게 말한다.
"방향을 알려주는 일이에요. 하나의 작품이 다음 작품을 알려주고, 그 작품이 또 그다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식이죠. 그렇게 때문에 그 이어지는 가닥을 놓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주 사랑스러운 방법이죠."
하려고만 하면 거의 모든 장소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오후 5시나 6시쯤이 될 무렵에는 하루 일을 완전히 끝내버린다고 한다. 그 후는 뭐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버번위스키 한잔과 물을 마시고 저녁 뉴스를 보는 것 같은....
나도 유도라 웰티가 생활하는 것처럼 오전에 책 읽고 글 쓰고 일한 뒤, 저녁에는 집에서 쉬고 싶다.
나는 오후에 하는 아르바이트가 너무 늦게 끝나서 저녁시간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쓸 수 없다.
막내와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오전에 하는 아르바이트로 시간대를 옮기려고 알아보다 새로운 곳에 오늘 첫 출근했다.
지금 새벽 5시부터 9시간 동안 일하고 와서 두 시간 동안 새벽독서한 걸 복기하고 글을 쓰고 있다.
잠시 후 저녁시간 아르바이트 5시간을 버티려면 누워서 허리도 펴고 잠도 좀 잤어야 하는데...
오후 아르바이트를 5월 말까지는 마무리해 주고 나와야 할 것 같아서 당분간 아르바이트 세 군데를 나간다.
그야말로 초강행군...
그래도 몇 페이지라도 읽고 기록하고 사유하겠다고 책상에 앉아있는 나 자신이 기특하다.
월, 수, 금, 토, 일요일은 새벽독서 5시 시작
화, 목은 새벽독서 3시 시작...
나는 지금 오전근무후 퇴근 3시간 만에 다시 오후 출근한다.
나 포함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