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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과 오줌의 간극]

나이 듦에 대하여, 생활 속에 피어나는 시

by 윤서린

[모종과 오줌의 간극]

_늘그래


정수리 위 햇살 받으며

졸던 단짝 친구 녀석

탄식하며

내 코끝에 매달린다


모종을

오줌으로

읽다니


모종을

오줌으로

읽다니


어찌 삶에서 잘못 읽은 게 이것뿐이랴.


나없음 어쩌려고 그러냐

탄식 섞인 녀석의 한마디

듣기 싫어 얼른 정수리 위로 밀어 올린다


너랑 단짝 하기 싫다

마음으로 손끝으로 밀어낸다


돋보기보다

안경이 되어주길 바라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는 나한테 떨어질까 꼭 붙어있다


괜히 가는 네 다리만 더듬다

내 눈동자 앞에 다시 널 세운다


어느덧 너를 통해 보는 세상에 익숙해진 나

하지만 고마움 모른 척

네 존재를 숨기고 싶어 했던 나

널 향한 마려운 미안함 참아본다


모종처럼 심어졌다

마른 오줌 자국처럼

말라버린 삶의 그림자여


나도 몰래 지린 눈물

잠시 고개 들어 햇빛에 말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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