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온 지 2 주차, 주간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6주간 진행되는 월간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동기 한 명을 제외하고 주간 프로그램으로 온 인원은 총 6명이었다. 이렇게 8명이서 4박 5일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우리는 함께 일출을 보고,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해 밥을 만들어 먹으며, 때로는 각자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배를 타고 섬에 다녀오기도 했다.
일 외의 분야에서 각기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만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모두가 같은 프로그램을 참여하지만 그 안에는 각각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의 나이도 직업도 모른 채로 그저 그 사람을 온전히 마주하고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살면서 겪은 불안과 조급에 대해서, 행복한 순간에 대하여, 그저 나의 감정에 관하여. 우리는 얕으면서 깊게, 깊어지는 듯 얕은 친밀감을 쌓았다. 서로를 잘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고 그 사람을 잘 아는 것만도 아니고, 짧게 만났더라도 오히려 내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게 될 수도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한 겹 한 겹 쌓인 페스츄리 모양처럼 형성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속이 비어있는 공갈빵도 완전한 식품인 것처럼 관계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는 4일 밤을 함께했다. 일정이 끝나고 누군가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또 누군가는 새로운 여정을 향해 떠났고 나는 목포에 남았다. 어디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기로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