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희망과 확실한 절망

by 글담



“오늘은 어째 손님이 이렇게도 없을 수 있지?”

카페지기가 며칠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갑자기 한순간에 손님이 몰리는 날도 있지만,

오늘처럼 아예 인적 드문 산사처럼 고요한 날도 있나 봅니다.

조용히 글 작업을 하면서도 귀는 문쪽으로 열려 있습니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이래저래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손님이 언제 올지,

단 한 명이라도 올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불확실한 희망을 버려야 할 듯합니다.

아예 공친 날이라고 확실한 절망을 떠올리는 게 나을지도.

하지만 말처럼 그리 마음먹는 게 쉽지는 않네요.


언제 찾아올지 모를 희망에 늘 발목이 잡힙니다.

그보다 확실한 절망을 깨닫고 다시 뭔가를 모색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뿌연 안개에 싸여 어디서 다가오는지도 알 수 없는 희망에 지칩니다.

하지만 무 자르듯 희망을 접고 절망이라 여기고 깔끔히 정리할 수 있을지.

일이, 인생이 그토록 간결하게 정리되는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매번 불확실한 희망과 확실한 절망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서 헤매고 있죠.

오늘 카페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이 없었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당장 문을 닫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누군가 오겠지 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글 작업과 졸음과 기다림으로 범벅이 된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덧 어둠이 깔리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움직입니다.

갈 곳 그 어딘가에 이곳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심심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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