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울림을 느끼는 모든 순간마다

by 글담

슬픔이 어려 있는 오월의 어느 하루.

그 하루는 역사가 됐고,

애도와 슬픔 가운데 희망의 불꽃으로 피어 올랐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그칠 듯 말 듯 내리던 빗방울을 머금은 꽃은 해맑기만 합니다.

잠시나마 가던 길 멈추고 꽃과 마주합니다.

여전히 슬퍼해야 할 나날인데,

아직도 아파해야 할 시간인데,

오월의 꽃은 하얀 옷을 입고 미소를 건넵니다.

울지만 말라고.


올올이 느낄 슬픔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오월의 하늘은 슬프도록 흐리고,

오월의 바람은 애타게 붑니다.

급기야 비는 내리고 발걸음은 차츰 무거워집니다.

오월의 오늘은 그저 슬프기 때문입니다.


한 작가는 애도를 수동적 슬픔의 표현이 아니라 했습니다.

떠나간 자들이 미처 만들지 못한 세상을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마저 완성해 내는 끝없는 혁명의 몸짓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 온전히 공감하면서도 아픕니다.

말 그대로 ‘끝없는’ 몸짓이기에.

끝이 없는 몸짓에 지쳐버리거나 아예 외면할까 봐.

그럼에도 그날의 떨림이 전해옵니다.

떨림은 어느새 울림이 되어 가슴에 자국을 남깁니다.

지워지지 않을 자국을.


아프기에 아프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라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 때도 있을 테죠.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잊어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비굴하게 굴고 있어도,

소심하게 살고 있어도,

잊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그날의 손길을 맞잡을 수 있겠죠.


카페에 홀로 앉아 빗소리에 섞인 음악을 듣습니다.

빗소리는 시시콜콜한 세상사를 알리는 속삭임처럼 들립니다.

할 일을 잠시 멈추고 귀를 닫습니다.

짧디짧은 애도를 하고 다시 일을 합니다.

오늘따라 시간은 저 멀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마음을 울립니다.

떨림과 울림을 느끼는 모든 순간마다 떠올릴 슬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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