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은 직선일까요, 곡선일까요

by 글담

바깥은 눅눅한 공기와 알지 못할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디라도 눈 둘 곳이 없어 두리번거리는지,

무엇이라도 눈길을 빼앗을 곳을 찾느라 힐끗거리는지 모르겠네요.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차 오릅니다.

하릴없이 서성이다 역사로 들어섭니다.

이제야 도착한 이,

이제야 떠나는 이.

기차역은 늘 그렇듯 북적입니다.


잠시 쉴 곳을 찾아 간 곳에는 웬 아저씨가 벌렁 누워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비원이 찾아와 타이릅니다.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고.

아저씨는 순순히 말을 듣습니다.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고 “네, 네”를 거듭 하면서요.

순간 팽팽해질 뻔한 공기가 느슨해집니다.

긴장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 왔습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일상이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모자가 기차에 탔습니다.

통로 건너 옆자리에 나란히 앉은 모자가 대화를 합니다.

아들은 한국어로,

엄마는 영어인지 불어인지 모를 외국어로.

낯선 언어와 광경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금세 눈길은 63빌딩으로 향합니다.

볼 때마다 인사를 나누는 63빌딩.

빌딩이 멀어지고 사라지니 다시 영어인지 불어인지 아니면 러시아어인지 알 수 없는 말이 귓속으로 흘러들어옵니다.

그저 사는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먹고 있던 김밥의 맛에 대해 품평이라도 하는 걸까요.


기차는 도시를 뒤로 하고 또 다른 도시로 가는 중입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

가볍게 숨을 토해낼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 하지만 도시는 이름만 다를 뿐 계속 이어집니다.

인생이 고비마다 사연만 다를 뿐 쭉 이어지듯이.

길고 긴 터널로 들어선 기차는 덜커덩 소리와 객실의 불빛을 실어 갑니다.

승객들은 저마다 시간을 떠나 보내고요.

허투루 시간을 흘리는 건 아니겠죠.

공간을 가르는 시간을 응시하려 애를 써도 쉽지 않군요.


기차가 역에 서자 내리고 타는 사람들의 시간이 엇갈립니다.

나의 시간은 직선일까요, 곡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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