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닷길,
자전거 전용이라 하지만 자전거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구름이 자전거인 양 천천히 흘러 갑니다.
시리도록 맑은 하늘과 구름 한 점에 마음을 걸어 봅니다.
이렇게라도 쉬어가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
책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회복이란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과거 지향이 아니라고 합니다.
상처를 안고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는 현재 지향이라고 하네요.
숱한 상처를 입으며 회복을 바랄 때는 과거 지향이었지만,
정작 회복됐을 때는 그 상처를 안고 가더군요.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다르듯이,
회복은 무작정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닙니다.
코로나 때의 상처를 안고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게 회복인 것처럼요.
일이든 사람이든 상처를 주고받으며 흘려 보냅니다.
그때마다 리셋하고 싶지요.
리셋은 과거를 없던 걸로 돌리는 것은 아니죠.
사랑의 아픔을 완전히 잊고 지낼 수 없듯이.
리셋은 과거 회귀가 아니라 그저 다시 걸어가는 것입니다.
과거에 발목 잡히지 말고.
지금까지 걸어온 것처럼 또다시 걸으라고.
봄을 떠나 보내지만,
봄은 다시 오죠.
올해의 봄을 겪은 마음을 안고 다시 오는 봄을 맞이할 테죠.
뭐가 달라졌을지 궁금합니다.
달라지지 않은 듯해도 묘하게 달라졌을 새로운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