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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Mar 25. 2022

43_ 노후 준비, 나도 신경 끄고 싶다

목차__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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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대한 생각, 나도 하기 싶다.

당장 내일 주식 수익률도 모르는데, 지금 요 모양 요 꼴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리는 처지에 가늠도 되지 않는 10년 후를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있을 리 없다. 그런데도 나는 이 노후 얘기를 굳이 2번이나 반복해서 쓰고 있으니 이거야 원…. 남들이야 어련히 알아서 잘 살까 이제 그만 여기서 손 떼자 미련스러운 모습에 짜증 내면서도 또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러고 있다.


"조심하세요! 여기 너무 위험해요!! 삶이 불행 구덩이에 빠지게 된다구요!!!" 


부모님의 삶에 동승하게 되면서 노후의 가난에 뜨겁게 데이고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고 나니 자꾸 이렇게 소리치게 된다.


중학생 때는 내가 과연 30대가 되긴 할까 했는데 오늘 거울 보니 누가 뭐래도 어엿한 30대다. 이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수천 번 넘긴 24시간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막상 도달하고 보니 수없이 지나간 그 시간들은 꿈만 같다. 그저 내가 지금 실감하는 건 기미 가득한 30대의 얼굴과 저질 체력에 몸뚱이, 가난한 통장뿐이다.


한 해가 다르게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 걸 실감한다.

그렇다는 건 또 어느 순간 눈을 감았다 뜨면 40대, 50대를 그래서 노후를 맞이하고 있을 거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때 내게 남는 건 늘 그래 왔듯이 나이 든 나의 몸뚱어리와 내가 그동안 이뤄놓은 것뿐일 게다. 그래서 벌써부터 노후준비 ~ 노후준비~ 노래를 한다.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얼까?

단 하나다.


노쇠해지거나 병에 걸려서 일할 수 없거나,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아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게 되어 생계를 위한 수입이 끊겼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지금 우리가 힘들게 일하고 돈을 버는 이유는 뭘까?

당장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노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도 돈이 없으면 벌어야 한다. 생계를 위해. 노후 준비는 순전히 그것 때문에 하는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생 쭉 건강하거나 소득 있는 일이 영원하기만 하다면 노후 준비는 안 해도 된다. 그것만 확실하다면. 하지만 누가 감히 자신에 건강과 일을 확신할 수 있을까. 내일 독감에 걸릴지 안 걸릴지도 모르는 판에. 젊을 때는 크게 안 하는 걱정을 노후에 하는 이유는 늙었다는 이유로 일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없든, 건강에 문제가 있든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그러니 소득, 자산, 경제력 뭐 하나 튼튼하지 않은 나 같은 소시민은 조금이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평범한, 보통의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선 꽤나 평범하지 않은 자산이 필요하므로. “아이고,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지. 얼른 죽어야지~ 죽어야지~!” 하는 노인을 볼 때면, 나는 당장 여유롭지 못하다며 노후를 나중으로 미루는 젊은이를 떠올린다.


부귀영화를 바라서 하는 것이 아니다.

노후 준비는 일단 지금처럼 최소한의 안전한 삶을 갖추고 사람답게 사는 거, 겨우 그걸 지키는 데도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 그거 때문에 하는 거다. 노화를 멈출 수 없다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누구든 해야 한다. 그러니 노후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연초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크리스마스가 코앞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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