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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n 12. 2022

69_ 노후에도 일하는 게 좋기는 하다.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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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 불로소득이 필요해~♪”

 

지금까지 노후 소득은 불로소득이 최고다 노래를 했지만, 사실 근로소득도 노후에 꼭 있었으면 하는 것 중 하나다.     


노후에 불로소득?

무조건 필요하다.


늙으면 건강이 쇠약해지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그 2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필수 요소가 된다. 그런데 가능하면, 가능만 하다면! 나이 들어서 일도 하는 것이 좋다.


육십 넘어서

불로소득 있으면

근로소득은 없어도 된다.


하지만 근로소득이 있어도

불로소득은 없으면 안 된다.


그리고 불로소득이 있다고 해서

근로소득이 전혀 필요 없는  아니다.



적당한 일, 적당한 노동에는 장점이 많다.

돈을 버는 행위가 주는 자신감과 자존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좋은 건 규칙적인 생활과 몸을 움직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이 있으면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잠을 자고 깨고 식사를 하게 다. 규칙적인 일상 되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그깟 끼니는 대충 인스턴트로 때우거나 거르기 십상이다. 대화할 일이 없어서 입에 군내가 나고 외출이라고는 겨우 동내 산책뿐이다. 잠이 잘 올 리 없고 뒤척이는 그 시간에는 우울한 생각들이 하나둘 자리를 차지한다. 불면증이 생긴다. 건강 망가지는 거 금방이다.


근데 일을 하면 몸을 써야 하니 밥도 좀 챙겨 먹게 되고~ 나가서 사람들과 인사라도 한 번 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 사는 모습도 구경하면서 자극도 받고~ 움직이는 만큼 체력도 유지되고~ 피곤하니까 잠도 잘 잔다.


덕분에 우울한 생각 비집고 들어올 틈은 좁아지고, 집에서 TV만 볼 때보다 근손실도 적어지고, 수면제 복용도 안 하게 되니 아주 그냥 몸 건강, 정신 건강에 두루두루 좋다. 거기다가 돈까지 생긴다. 그러니 적당한 근로소득은 이리 봐도 좋고 저리 봐도 예쁜 구석뿐이다.


게다가 노후에 근로소득이란 무엇이던가?

불로소득 걱정을 확 덜어주는 해결책이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버는 건 2~3억 원 이상에 자산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불로소득을 만들어내는 것과 다. 그러니  근로소득이 있다면 생계비를 불로소득으로 다 마련하지 못해서 절절매지 않아도 된다. 물론, 실제로는 근로소득으로 생활비를 전부 마련하기 힘들고 언제 실직될지 모르기 때문에 결국 불로소득은 든든하게 만들어놓아야 하지만.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20~50대에게는 나이 들어서도 일하는 게 좋다는 말이 심히 공감하기 어려울 듯싶다. 이놈에 직장만 때려치우면 스트레스의 근원이 뽑혀나가는 덕에 툭하면 아프던 복통과 두통 한 번에 싹 없어지고 건강을 되찾을 판인데 늙어서도 일을 하라니! 나이 육십에 직장을 나가라니!! 생각만 해도 살 맛이 떨어진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막연하게나마 늙어서는 일없이 룰루랄라 하며 사는 삶을 그렸던 젊은이였다. 노후에도 젊었을 때처럼 치열하게 일하라고 하면 현재의 삶부터 쓴맛이 다. 아파서 일하지 못하게 되기 전까지는 “그래도 사람은 일이 있어야 해~” 어르신들에 꼰대 같은 말에 넌더리를 치며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니면 안 하는 게 낫죠! 하루 종일 빈둥거리면서 드라마랑 영화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데~!” 되받아쳤다.


하지만 건강을 잃고 나이에 맞지 않게 기약 없는 백수 되었다.

일하러 갈 곳도 없고, 책임져야 할 자식도 없고, 그저 하는 라고는 매일 밥이나 먹고, 산책하고, 글이나 쓰는 하루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당시 삶이 어찌나 무가치하게 느껴지던지 이렇게 살 거면 살아야 할 이유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잠시 죽어야 하나를 고민했다.


부모님 덕분에 마음을 잘 잡았지만, 육아든 직장이든 해야 할 일이 없으면 내가 살아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운 건 변함이 없다. 일이 없으면 자꾸 무기력해지고 스스로가 자꾸 무의미하게 느껴져서 삶에 의욕이 낮아지는 건 수순이다. 이건 나이와 상관없이 온다. 잠시 쉬는 백수가 아닌 영원히 백수가 된다면 30대에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그럼 60대는 어떨까?

키워야 할 아이도 없고, 품에서 떠난 자식들은 돌아오지를 않는다. 나를 보고 싶다며 찾아주는 이도 드물다. 세상에 재밌는 거랑 맛있는 게 천지삐까리인 데 그거 즐길만한 돈도 없고, 평생 못 이룬 꿈을 이룰만한 여력이 없다.


쉬는 거?

돈 없으면 그것도 한두 달이나 좋다. 기름(돈) 떨어져서 좁아지는 생활 반경에 똑같은 일상에 즐거운 대화나 소소한 생산적인 일 같은 좋은 자극 없이 멍한 시간이 오래되면 정신이 점점 느려지다 망가지기 마련이다. 치매나 우울증이 삶에 반경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서늘한 전조증상을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툭하면 밭일을 나가시고 그게 힘들면 집안 살림이라도 하시며 몸을 움직이시는 것이다. 자식들이 몸 상하니 집에서 가만히 쉬시라고 그렇게 부탁을 해도 가만히 있으면 내가 못 살겄다며 기어코 몸을 움직이신다. 복지관에서는 노후를 제2의 인생이라며 새로운 인생 풍요로이 해줄 새로운 직업에 대해 알려주고 가르치고 있다.


일 좀 없는 게 뭐가 큰일인가 싶겠지만, 이게 그렇게 중요하다. 경제생활 때문만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다방면으로 사람을 잘 살아가게 도와준다. 그래서 노후에도 일하는 게 좋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중요한 걸 이 글 하나로 마무리하려 한다.

중요도가 딱 그 정도뿐이라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하시는 일은 아직 고단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아마 부모님이 하시는 일이 고단해도 재미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때쯤 여기에 대해 할 말이 많지 않을까 싶다. 노후에 일은 그 정도의 일이어야 하니까. 젊었을 때처럼 지옥 같은 직장이 아니라 그저 탄탄한 불로소득 덕에 무리 없이 해도 되는 일 말이다.


지금 나이가 몇이든 간에 일부러라도 찾기를 바란다.

노후에 할 수 있는 일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파트타임 정도로 약간의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좋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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