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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Jun 13. 2022

70_ 노후 비상금

목차__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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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비상금이 필요할까?

그렇다. 꼭 필요하다.


그동안 삶에 큰 굴곡이 없었다면 비상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듯싶다. 무탈한 생활에 갑자기 큰돈 나갈 일 없고 다리 하나 부러지는 사고에 병원비가 천만 원이 나오지는 않으니까.


그러나 어른이 되면 그 잔잔했던 삶이 그저 기적의 연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기적이 언제든 잠시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는 것도. 그래서 비상금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든 마련해야 한다.


특히, 노후에는 더 더 더 필수다.

병원비가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들기 때문이다. 살짝만 넘어져도 뼈가 부러지고 치아는 성한 것이 드물다. 어떤 물건이든 60년을 넘게 쓰면 닳아서 자꾸 고장 나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는 금방 회복하지만 나이 들면 그 회복력도 떨어진다.


다 큰 자식들이야 자기들 문제 자기들이 알아서 해결할 거고 인생사 웬만한 거 다 겪어 본 60대에 더 이상 큰일 생겨봐야 별거 있겠냐 싶겠지만, 아직 보스급이 남아있는 것이다. 50대가 되도록 잔병은커녕 병원 간 일이 손가락에 꼽으시던 내 부모님은 지금 1년 단위로 병원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중이다.


‘튼튼’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 다 앓는 성인병도 없어 건강만큼은 자신하던 두 분이셨다.

그래서 지금의 그 변화가 실로 살벌하다. 치과 갔다 하면 임플란트 얘기 나오고 어디 좀 아프다 하면 MRI를 찍네 마네 한다. 병원 갈 때마다 수십만 원 금방 왔다 갔다 하니 젊었을 때 덜 쓴 병원비 늙어서 다 몰아 쓰는 기분이다. 근데 이게 우리 집 얘기만이 아니란다. 생애 주기 중 노후 의료비가 젊었을 때 의료비의 약 2배라는 통계가 나온 지 오래다.


은연중에 내가 병원에 갈 정도면 으레 자식들이 도와주겠거니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거 믿었다가는 험한 꼴을 보게 될 확률이 더 크다. 돈이 얽히면 가족이라도 서로 못 할 말 해가면서 의가 상하기 마련이니까.


부모님께 10~50만 원 용돈 드리는 것도 버겁다는 자식들이다. 그런데 백만 원 단위로 나오는 병원비, 간병비가 부담스럽지 않을 리 없다. 그럴 때 비상금이 있으면 자식 눈치, 자식들 돈 걱정, 가족끼리 의가 상하는 일 없이 환자는 치료만 잘 받으면 그만이다.


이거 외에도 갑작스레 돈 쓸 일은 많다.

냉장고나 에어컨이 고장 나거나, 보험이 안 되는 치과 비용 등 비상금이 있으면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거 긁으면 할부 다 갚을 때까지 생활이 빠듯해지게 된다. 갚아야 할 돈이 수십만 원이 넘기 때문에 여유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꽤 긴 시간 할부 갚을 돈이 없어서 쩔쩔매야 한다는 소리다.


근데 그때 추가로 작은 비상사태라도 터진다면?

평범했던 일상은 무너지고 만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비상상황이라는 게 대체로 가끔 일어난다는 것인데, 가끔이라고 해서 비상금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게 2번만 일어나도 집이 휘청거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 비상금은 꼭 마련해야 한다.

당장 불로소득 마련도 어려워서 아등바등하더라도. 이때는 불로소득보다 비상금 모으기를 우선시해야 한다. 어차피 비상상황에 비상금이 없으면 불로소득에 쏟던 돈이나 저금에 손을 대기 때문에 비상금부터 모으는 게 낫다. 이건 일단 마련이 되면 그 뒤로 돈을 더 모을 필요가 없어서 빨리 모으기만 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재무상태가 안정되어 다른 것들도 피해 없이 잘 준비해나갈 수 있게 된다.


돈이 없어서 절절매는 불행을 잘 이겨내려면?

비상금은 필수다.

비상금은 비상상황에 나를 구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 노후 의료비 증가 관련 기사 :

https://magazine.hankyung.com/money/article/202101211958c


http://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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