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mang Kim Aug 24. 2018

36. 한국 수학이 왜 문제인가?(4)

수능, 대입, 교육 그리고, 수학

1. 과연 한국 수학(혹은 수능)의 범위는 타당한가?

2. 대한민국 수학 교육과정은 잘 되어 있는가?

3. 기하와 벡터가 어려운 이유

4. 한국수학(혹은 수능 수학)이 어려운 이유

5. 대한민국 수학 교육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는?

6. 그래서, "볼드모트"는 누구인가?

7. 각자의 입장(교육부, 학원, 대학, 학부모, 학생)에 따른 대입전략



우선, 볼드모트가 누군지 밝히기전에 볼드모트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우선 볼드모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소신은 중요하지 않다.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

2. 옳고 그름의 판단 또한 다수의 사람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

3. 옳고 그름에 대해서 책에서는 배웠으나, 자신이 손해라 생각하면 옳음을 절대로 행하지 않음.

4. 자기 자식들에게는 옳은 것에 대한 행함보다 대다수의 눈치를 보고 행함을 먼저 가르침.

5. 아무리 잘못된 일임을 알더라도, 내가 손해나는 일은 절대 않함.

6. 실질적 약자와 (정치적) 프레임에 의한 약자를 구별하지 못함.

7. 내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나를 못하게 만든다.

8. 대중 말고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이 없음.

9. 내로남불

10. 패거리 문화의 아이러니

11. 내 새끼가 좋은 대학 간건 실력이고, 남의 새끼가 대학 들어가는 돈ㅈㄹ이고.


볼드모트에게 고함

우선, 얼마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다음 기사를 보자.


[취재파일] 불완전한 학종…'공정한 수능'이라는 더 위험한 신화


이 기사의 주요 골자는 여러분들이 알아서 판단하시고, 중요한 것은 이렇게 불완전한 "학종(혹은 입학사관)"제도가 바로 미국의 대학 입학제도라는 것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야기하는 선진국들(유럽, 호주 등) 또한 학종과 비슷한 류의 입학 사정을 진행한다. 이러한 학종제도와 같은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원자들이 학교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신뢰가 없다. 물론, 이런 신뢰가 쌓아지 않은데는 볼드모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려고 하는 것 또한 아니다. 다만, 학교나 국가(교육부)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이러한 "종합적인(이라고 쓰고, "주관적인"이라 읽는다)" 평가 방법은 성공할 수가 없다 (어떤 시험제도가 국가(혹은 교육부)입장에서 가장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다루도록 하겠다). 사실, 어떠한 제도와 어떠한 시험 범위로 문제를 출제하더라도 "볼드모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수학이 중요한 이유는 수학공식이 중요해서도 아니고, 대입에서 배점이 높아서도 아니다(물론, 높긴 하다). 수학이 중요한 이유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몇 안되는 학문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문은 단순히 수학이라는 분야의 영역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이 가장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에 집합을 과정에서 뺀다던가 기하/벡터를 고등과정에서 뺀다고 난리치는 것을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여기서, 교과과정의 데테일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겠다. 어쨋든, 수학을 (누구에게?) 잘 교육하고 싶은 볼드모트에게 다음과 같이 고한다.


1. 문제를 빨리 많이 푼다고 생각하는 능력이 늘어나진 않는다.

일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많이 연습한다고 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늘어나지 않는다. 생각하는 능력은 오로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함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2. 선행학습 및 문제 연습은 생각하는 능력을 없애는 지름길이다

일단 답을 알면 생각하는 능력이 급격히 저하 된다. 선행학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험(혹은 수능)성적 향상을 위한 속성 선행학습과 단순 문제 풀이를 연습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생각하는 능력을 망친다. 아이들의 진정한 수학능력 향상을 원한다면, 선행학습과 문제연습을 당장 그만 두라. 한 문제를 오래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증명문제나 벡터를 요하는 정역학(Statics)문제나 미적분을 요하는 동역학(Dynamic)문제나, 수학자체의 난이도는 낮으나 생활에 밀접한 문제 같은 것이 좋다. 단, 답을 가르쳐줘서는 안된다. 그러니, 학원에서는 안된다. 학원에서 학생에게 답을 안가르쳐주면, 볼드모트에게 난리가 날테니 말이다.


3. 생각을 키우는 학습을 하게 되면 현 제도에서의 수능은 망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학습만으로 현재 대입수능을 잘 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우리나라의 사교육시장의 능력은 어마무시하다. 심지어, 해외에서 생각하는야 하는 문제로 출제된 문제들 조차도 "패턴"과 "연습"으로 무력화 시켜 버리는 어마무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학원가에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SAT-Subject는 이미 점령(?)당한지 오래 되었고, 최근에는 A-Level 조차도 쪽집게 과외가 등장하여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조차 방학동안 국내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교사분들도 존경을 하지만, 학원에서 일타 강사를 하는 분들도 존경한다. 다만, 그들의 목적이 아이들의 실질적인 실력 향상이 목표가 아니라 볼드모트의 허영심을 채우는 목적으로 맞춰져 있다는 것이 서글픈 뿐이다.


4. 하지만, 생각을 키우는 학습을 한 아이들이 결국엔 성공한다.

생각을 키우는 학습을 한 아이들, 수학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수능시험엔 실패 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설령 수능에 실패했다하더라도 이렇게 사고능력을 키우는 학습을 한 아이들은 결국엔 성공한다. 이렇게 생각을 키우는 교육은 자기주도적 학습과 일맥 상통한다. 대학공부, 대학원 공부를, 특히 이럴 아이들이 해외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이런 아이들은 이때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5. 교육제도 때문에 어쩔수 없다? 개풀 뜯어먹는소리 하지마라.

볼트모트(들)은 이야기 할 것이다. "현재의 제도에서 대학을 갈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냐?" "우리도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 하지만, 현재의 제도에서 괜찮은 대학을 가기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라는 불평(?)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에 대답은 간단하다. "개풀 뜯어 먹는 소리 하지마라" 

물론, 제도가 문제 일 수 있고, 사회가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시간에 제도만을 바꾸는 것은 오히려 악영형을 미친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사람이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표면적으로 보이는 제도만을 바꾸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개선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전에 다음 예제를 보고 고민을 해보기 바란다.


[상황1] 버스 정류장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새치기를 성공(?)했다. 줄의 끝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당신, 어떻게 할 것인가? 

1) 새치기 한놈이 나쁜 ㅅㄲ다. 그냥 줄을 선다

2) 나도 시간 급하다. 나도 새치기를 시도한다.


[상황2]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는 표시는 있으나, 아무도 질서를 안지키는 상황. 버스가 오면, 아비규환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함. 거의 마지막에 도착한 당신, 어떻게 할 것인가?

1) 다른 놈들도 줄을  안서는 나만 줄을 서면 무조건 손해다. 나도 새치기

2) 그래도, 줄을 서는게 옳으니, "나는" 줄 선다 (물론, 제 때 버스는 못탄다).


[상황 1]에서 2번(새치기)을 택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상황2]라면 어떤가? 모든 사람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이 상황에서 나만 질서를 지키면 나만 손해이다. 그렇다면, 나도 다른 이들처럼 새치기를 할 것인가? 당신이 선택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만약 [상황2]에서 모든 사람들이 1번을 택한다면, 이런 무질서한 상황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있던 사람들 중 다만 몇명이라도 2번을 택한다면, 그리고 그걸 누군가가 보고 줄을 서기 시작한다면, 이 버스정류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될지도 모른다. 최소한 개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다시 수학교육의 문제로 돌아와서, 우리나라의 교육/대입 상황은 버스정류장의 [상황2]와 같다. 그리고, 볼드모트의 대부분은 수학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처럼 단순반복의 문제풀이 연습을 시켜야 한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문제를 풀어야하는 수능의 특성상, 아이들을 생각하도록 키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니, 내가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는 과외는 할수 밖에 없고, 내 아이에게 생기는 불이익은 용납할 수가 없다. 그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가 않다. 모든 볼드모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대학민국 아이들의 수학능력은 갈수록 하락 할 것이고, 대입수학 문제는 갈 수록 어려워 질 것이고, 볼드모트는 여전히 제도를, 사회 탓을 할 것이다. 그리고는 더 좋은 학원, 더 좋은 일타강사를 쫓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가 올바로 변할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다만 몇 명이라도 옳은 가치관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운다면, 그리고 그렇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옳은 가치관을 지키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이렇게 커나간 아이들이 성공을 한다면, 그나마 사회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마치, 버스정류장의 [상황2]에서 2번을 택하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볼드모트가 올바른 가치관을 지키려는 한 사람에게 속할지, 대중에 휩쓸려가는 무리 중의 한사람에 속할지는 본인의 몫이다. 

PS: 그나저나, 이즈음 되면 "볼드모트"가 누구인지 다들 짐작하시리라.








매거진의 이전글 35. 한국 수학이 왜 문제인가?(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