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ril : 그래, 나는 '모태솔로'인데 뭐 어쩌라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연인 간의 애정'을 말한다.
만약 내가 사랑을 하게 된다면, 그때도 지금의 나의 생각에 공감할지 궁금해서 적어 놓는다.
이 말에 정말 공감한다.
완성[完成] 완전히 다 이룸.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완성된 사랑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결국 이별을 뜻하지 않나 생각한다.
내가 연애를 하지 못한(?), 안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의 외적인 요소들이 매력적이지 않기도 하고, 연애에 할애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 이후에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문득,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고민해 봤을 성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여러 가지를 찾아보기도 하고 깊이 고민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성애자이다.
내 이상형은 해리포터를 좋아하고, 야구와 농구를 좋아하고, 운동하는 것을 즐기고, 꾸준히 책을 읽고, 추운 날에는 상탈 33을 뿌리고, 아날로그시계를 차고, 성격은 다정하고, 욕 안 하고, 술도 마시지 않고, 나의 덕질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며, 연락에 목매지 않고.... 블라블라..... 이런 사람이다. 사실, 첫 만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시나리오도 있었지만, 친구들의 잔소리 폭탄에 폐기했기에 밝힐 수 없어 유감이다.
내가 모태솔로임을 아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면, 나의 연애 이야기는 항상 안줏거리로 올라온다.
매번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 매번 똑같은 결론.
'이상형 리스트 = 나 (성격은 제외)'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나랑 같은 남자를 찾을 수 있겠냐?!
연애를 하려거든 이상형 리스트를 폐기하라!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혼자 가보고, 보고 싶은 것이 생기면 혼자 보러 가고,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혼자 먹으러 간다.
'사랑'이란 감정은 소설을 통해 충분히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것들이 많아서 외로움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나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모태솔로'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반응이 시끌벅적해진다.
안타까운 시선 또는 마치 결함 있는 사람처럼 보는 시선들이 눈에 꽂힌다.
"20대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 봐야 진짜 좋은 사람이랑 결혼할 수 있어."라는 말이 귀에 꽂힌다.
한 두 번은 괜찮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시선을 보내고 이런 이야기를 하니 무시할 수가 없었다.
'정말 나는 이제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인가?
정말 나중에 후회하는 걸까?
나 문제 있는 건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결국 20대를 흐지부지 보낸 과거의 나를 탓하고 한심해하며 후회를 한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 불안했다. 주변에서 한 마디씩 하는 '조언'으로 포장된 돌멩이들이 견고했던 나의 연애관에 금이 가게 했다. 그 틈으로 "더 늦기 전에 적당한 사람 만나서 연애해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그런데, 내가 처음 느껴볼 '사랑'이란 감정을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사용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 연애관에 생긴 틈들이 메워지기 시작했다.
적당한 사람 만나면서, 적당한 연애 하고, 적당한 때에 결혼하는 삶...
물론, '적당히'라는 말의 정도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적당히'로 치장된 때에 나의 사랑을 받치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진정으로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나타나면, 그때 나의 '사랑'을 꺼내면 된다.
만약 평생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더라고, '아끼다가 똥 되었다'는 말을 들을지라도, '사랑'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한 노력들이 분명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었을 테니 괜찮지 않은가?
'모태솔로'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경거망동하게 움직이지 말자.
내 '사랑'의 가치는 주변의 시선과 맞바꿀 만큼 하찮은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