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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를 방치하지 않겠다

이혼_ 대물림되는 상처는 없을 것을 마무리하며

by 이원희

대물림되는 상처는 없을 것은 원래 6개의 글로 나눠 쓸 작정이었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가 된 일이기도 하고,

실제로 이 일이 있고 난 후에 저에게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말, 해야 했을 말까지 모두 쏟아내며 거침없이 써내려 가기 시작했었지만,

쓰면 쓸수록 마음이 무거워지고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힘든 마음이 들어 우울해지기도 했다.


과거의 상처와 마주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고,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글쓰기를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몇 번이나 글을 쓰고 지우며, 나중에 이 글을 아이들이 읽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함에 멈칫하기도 했다.


남들에게 꺼내 보여주기 싫은 나의 상처를 풀어내야 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을 다 털어내고, 나이스이혼! 땡큐 상간년! 을 외치던 나는 어디 가고 다시 두렵고 무섭고 불안감에 휩싸이는 시간들을 보냈다.

하루빨리 모든 것을 털어내고 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한 아마추어라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내는 것 또한 힘겹게 견뎠다.

잘 쓰는 글을 만들고 싶다기보다 어서 빨리 이 글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렇게 후다닥, 저의 이혼이야기는 2편으로 글로 마무리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한다.

나에게 우리에게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고 미래니까!!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나를 덜어내는 과정을 겪었고, 이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요즘 이혼은 더 이상 흠이 아닌 시대라고들 하고, 실제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이혼을 선택한다. 얼마 전 한 여배우의 이혼, 상간녀 소송 소식이 떠들썩했었다. 코믹하게 표현하며 이혼이라는 소재 뒤에, 여자배우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마지막 인사에서 보인 배우의 눈물은 결코 이 길이 쉽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나도 함께 울컥했다.

이혼을 선택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주위의 시선 때문에 고민하고 이혼을 하지 못한다. 나 역시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갈등을 겪었고,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채 혼자 끙끙 앓았던 시간들 속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네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뭐야?”

한 가지 확실했던 건 이혼을 하냐 안 하느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만 이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답이 나오지 않아서 울기도 하고, 매달리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보고, 욕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때려도 보고, 차분하게 이야기도 해보고, 달래도 보고, 부부상담도 받으며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늘 불안감에 시달렸다.


답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방법을 시도했고, 선생님, 형님등 나보다 경험이 많은 분들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나를 아껴주셨던 시아버지 산소를 찾아갔다. 길도 모르는 그 시골길을 어떻게 찾아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생전 좋아하시던 떡과 술, 담배를 사들고 가서 인사드리며 두어 시간을 앉아있었다. 그때 스치듯 들었던 생각은 '나는 나를 방치했었다.'였다. 주변의 시선, 아이들의 상처, 어머니의 걱정을 고려하며 나를 위한 선택이 미루고 미뤄지고 있었던 것.

‘더 이상 나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나는 이혼을 선택했고 일사천리로 앞만 보며 진행했다.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무의미해진 상태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지만, 혹시나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저의 이야기가 작은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을 방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글을 끝으로 제 이혼 이야기는 서둘러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제 나의 이혼 후 이야기를 조금 더 솔직하고 유쾌하게 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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