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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Nov 22. 2024

상간녀소송, 이혼 그리고 마음속 전쟁터에서 완벽한 승리

이혼 _ 대물림되는 상처는 없을것 2

나는 결국 상간녀 소송과, 이혼 조정을 진행하면서 완벽한 승리 아닌 승리를 거두었다. 그와 보낸 총 20년 동안의 생활을 정리했다. 상간녀가 진정한 사랑이라 믿고 싶었는지, 아니면 단지 일시적인 위로를 원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잘못된 관계로 가족들을 아프게 했고, 이기적인 행동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의 자아와 관계에서 혼란을 겪는 장애와 첫 번째 바람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해 줬다. 그럼에도 몰래 계속 그를 찾아오고 연락을 했던 것을 보면, 백번 양보해서 생각해 보아도 친구년도 정상은 아니다.                

그의 성격 특성상 본 가정에는 충실하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와 상간을 즐기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그녀는 몰랐을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고 싶었을까? 첫 번째 외도로 그는 충분하게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법한데 성숙하지 못한 그 인간의 그릇은 간장종지보다 더 작은 거였을지도 모른다.                

그의 이중적인 생활은 상간녀소송의 승소를 도와준 셈이 되었다. 소송 중에 상간녀의 아이들과 그는 함께 지내고 있었다. 상간녀의 아이들과 찍은 그의 사진이 나에게 노출된 것으로만 보아도 상간녀와의 관계를 본가정으로 만들어야 하는 그의 이기적인 심리에서 나온 계획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는 본가정을 세팅해 놔야 불안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다시 서브아이템을 곧 찾아 나설 것이다. 그렇게야 만 살아갈 수 있는 정신상태이고 흔들리지 않을 거라 본능처럼 생각하고 움직일 거니까.      


상간녀 소송의 과정은 생각보다 고통스럽다.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을 알게 되면서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둘의 관계는 친구였고 억울한 퇴사를 하는 사람처럼 얘기했다. ’ 나는 충분히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고, 서로 존중하며 가정을 꾸리고 있어. 너도 그런 가정을 꾸리기 바라 ‘라고 말했던 그년의 입에 나는 똥이라도 처넣었어야 했다. 나를 따돌리고 그녀의 남편을 속이고 그녀의 아이들과 그는 가족인 양 여행을 다녔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녹취 안에서 그는 ’ 아이들도 이쯤 되면 우리 둘의 관계를 알 것 같은데. 사장님 말고 다른 호칭으로 불렀으면 좋게다.‘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그도 그녀도 그들의 관계가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정당화하려고 애를 쓰고 다녔다. 그녀는 내 주변인을 만나서 ’ 우리 둘은 아무런 관계도 아닌데 나를 의심하고 회사에서 잘렀다.‘라고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다녔고, 내 지인은  ’ 누나가 싫다고 하면 이런 자리도 만들지 말았어야죠. 둘이 이러고 있는 것도 인정하는 거 아니냐.‘라고 자식생각하면 이러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를 건네는 일도 있었다. 나를 기만했던 그들의 행동이 원망스러웠다. 소송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칠 수가 없었고 매일이 불구덩이을 안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나의 이혼변호사는 나를 찾아온 사람이 남편이었다면 ’ 최대한 빠른 시간에 아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이혼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할 정도로 나의 증거는 명명백백하고 차고 넘쳤다.                    

마침내 8개월의 여정 끝에 나는 완벽하게 승소했다. 판결문에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는 오히려 원고가 주장하는 혼인파탄의 원인을 뒷받침해 주는 정황 증거로 보인다.’라고 적혀있었고, 법원은 나의 승리에 손을 번쩍 들어주었다. 피고는 이미 파탄된 혼인관계였다는 점을 거짓증언하기 위해 그와 내가 주고받은 카카오톡을 짜깁기를 했는데 오히려 그것이 나를 도와준 셈이 되었다. 거짓된 관계, 거짓말은 사람들의 행동을 흐트러트리고, 현명한 판단을 방해하는 걸 몸소 보여주었다. 이미 파탄이 나있는 관계였다면 부부상담까지 받으면서 이혼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겠지. 이 멍청한 년 이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승소를 한 기쁨보다는 날아간 내 젊은 날이 아까워서, 그동안의 상처를 안고 있었던 내가 안쓰러워서 걱정하며 걸려온 친구전화를 붙들고 둘이서 엉엉 큰소리로 울었다.     


비록 그의 어린 시절이 불행했더라도, 그것이 그가 저지른 잘못을 정당화할 수는 없었다. 간음은 혼자서 저지를 수 없는 잘못이며, 그로 인한 대가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만 했다. 그와 친구의 외도로 인한 충격은 나를 무너뜨렸고, 동시에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아마도 상간녀의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어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의 부모의 트라우마는 그의 트라우마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죄 없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되물려주는 꼴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나는 무엇보다 그 대가가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미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심리적인 문제와 트라우마가 그에게 있었다 해도, 그것이 죄를 면죄할 수는 없었다. 결국,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권선징악의 의미를 나는 깊이 깨달았다.         


“그래, 웃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니까.”     

소송과 이혼과정은 길고 지쳤지만, 나는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더 이상 상처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다.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를, 아이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나를 지탱했다. 그 모든 고통의 연쇄를 끊어내기 위해,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강하게 다잡아야만 했다.          

결국, 나는 그 상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내 책임이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과 상처가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나는 그 연쇄를 멈추고자 한다.          

나는 아픈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결심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힘든 과거가 되지 않도록 나는 정신을 차려야 했다. 이혼을 하면서 그의 명의로 사용했던 것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줄눈을 홍보하던 블로그도 모두 삭제하고, 정리를 했다. 나는 다시 출발선에 서있게 되었다.       


과거는 과거 일뿐이다. 더 이상 위축되서는 안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감정과 삶을 소중히 여기기로 했다.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 나 자신을 다듬고, 더 나은 나로 거듭나는 길을 걸어야 한다.               

지금껏 나를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이젠 나 자신을 다시 세워나가야 할 때다. 내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될 놈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 이제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머물지 않겠다. 나 자신을 다시 세우고, 나를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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