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정말 1순위인가요?

당신의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by 유프로
우리는 자신이 무엇보다 건강을 먼저 생각한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미국인의 3분의 2가 당뇨병, 심장병, 암의 지름길인 과체중 혹은 비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고 자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행동도 그러한가? 매일 낮이나 주말에 몰아서 자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게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가? 매일 규칙적으로 몸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는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가? 내 건강을 과신하거나 건강 불감증이 있진 않는가?


나도 그렇게 입으로만 건강을 챙겼던 사람이다. 성인이 된 이후 잔병이 아닌 의학의 도움이 필요했던 나의 병력사항을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출산 다음으로 아프다는 요로결석에 걸렸었고, 조금만 병원에 늦게 갔으면 실명할 뻔한 각막궤양에도 걸렸었다. 이외에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중병 치레를 몇 차례 겪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녔다.


평소 술, 담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집안에 병 내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나만 아플까를 돌이켜 생각해보았다. 수면을 줄였고 공복 커피도 모자라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3년 이상 마셨으며, 운동을 꾸준히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10년 넘게 마라톤을 하신 아버지의 권유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체온이 낮고, 소화기관의 운동이 더딘 편인 나에게 달리기는 잘 맞는 운동이었다. 뛰는 것이 좋아하는 데 거의 1년이 걸린 것 같지만 몸이 건강해지는 효과가 느껴져서 5km 씩 주4회 정도는 뛰었다.


그런데 한 가지 못 고친 것이 있었다. 식단이었다. 과식이나 폭식, 야식을 먹는 편도 아니고 나름 규칙적으로 삼시 세 끼는 챙겨 먹었으나 빵을 너무 좋아했다. 먹방이나 요리 프로그램에 관심도 없었는데, 3~4개월간 위장 치료를 받느라 빵도 끊고 채소,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니 맛집 리스트를 정리하고 먹방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해가 가고 어느새 나도 열심히 챙겨보며 저장하고 있었다. 못 먹는다 생각하니 더 집착을 하게 된 것이다.



운동만으로는 다시 건강해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수백만 원을 내고 병원에 다니기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수개월째 무성의한 병원과 건강 관련 책을 읽고 나니,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하고 누가 해줄 수 없음을 점차 깨달았다. 내 건강은 내 책임이다. 환자의 병이 낫지 않는다고 병원이 책임지지 않는다. 더 많은 치료를 권유할 뿐이다. 내가 다녔던 병원은 몇 개월 동안 치료법을 바꾸거나 다른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입원만 권유했다.


<건강습관> 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내 건강에 책임을 지고 내게 맞는 식단을 평생 습관으로 삼기로 했다. 지난 15일 동안 15개의 미션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매일의 15가지 미션들>

1. 오늘 자고 내일 일어나기

2. 7~8.5시간 수면

3. 취침 1시간 전 문명과 이별하기(스마트폰, 컴퓨터 등등)

4. 취침 직전 & 기상 직후 이 닦기

5. 이 닦고 아침 공복에 물 200ml 이상 마시기 (with 유산균 or 소금)

6. 매일 아침 공복 상태에 체중체크

7. 12시간 이상 공복(14시간 이상 권장)

8. 물 2리터 이상 마시기

9. 밀가루, 튀김, 떡, 설탕이 과하게 든 음식(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금지

10. 배달음식, 인스턴트 음식 금지

11. 식사 시작 때 첫 번째 음식으로 채소 & 과일 먹기(과일은 소량)

12. 땀 흘리며 운동하기

13. 플랭크 3세트 하기

14. 식후 10분간 앉지 않기(설거지 추천)

15. 치팅데이 없음


이를 수면, 식단, 습관,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15일간 나는 일평균 88%를 달성했다. 내가 가장 지키기 어려웠던 부분은 역시나 식단과 의외로는 수면이었다.


(수면) - 1, 2, 3

(식단) - 7, 8, 9, 10, 11, 15

(습관) - 4, 5, 6, 14

(운동) - 12, 13



초반에는 역시나 밀가루, 튀김, 설탕을 먹지 않는 것이 어려웠다. 왜 어려웠는지 생각해보면, 나보다 남을 우선시 했거나 나의 욕심 때문이었다. 회식이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밀가루와 고기, 자극적인 맛이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의도했다기보다 흔한 식당 메뉴가 그렇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는데 다 못 먹는다고 하거나, 나한테 메뉴를 맞추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그리고 평소 먹던 메뉴들이 맛있기도 하니까 그냥 먹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건강을 위한 활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 내 건강은 내 책임이고 내가 챙겨야 하므로, 내 몸에 좋고 나에게 맞는 음식을 주문하거나 도시락을 싸갔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

인간의 모든 감정은 탄수화물에서 나온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이런 우스갯소리로 합리화시키는 시도,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게 만드는 식품회사들, 교묘한 마케팅들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계속 섭취하고 중독되고 있다. 나도 아픈 것만 나으면 전처럼 다 먹겠다며, 저장해둔 식당들을 하나씩 도장깨기 하듯 다녀야겠다 생각했지만 잠깐이 아니라 평생 건강한 식단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몸에서 느끼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병원을 덜 가는 것이다. 아직 습관이 덜 된 수면 시간은 최우선적으로 챙기고, 내게 맞는 식단과 건강한 음식을 선택할 것이다. 운동은 유산소 위주로만 했었는데, 이제부터는 꾸준히 근력 운동도 번갈아 하면서 근육량도 늘려갈 계획이다. 나는 더 이상 입으로만 건강을 챙기지 않고 건강을 챙기는 행동을 하겠다.



* 아래는 건강습관 감독님의 이전기수 후기 글이다.


https://brunch.co.kr/@choijh030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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