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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사자 Dec 30. 2022

[소설] <우럭 장례식> 5. 닫아둬

영애는 범주가 아까운 물티슈 한 통을 다 써버릴 것만 같아 초조했다. 주방의 마감 청소를 막 끝내고, 손에 남은 물기만 닦고 집에 가려던 참이었다. 3번 룸의 열린 문 사이로 범주가 허리를 숙인채 테이블을 닦는 데 열중이었다. 영애는 그 모습이 낯설다. 매일이 더럽고 끈적이는 것들이 쌓이는데, 왜 굳이 애써 닦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그였다. 그가 애쓰는 것은 그의 사정이지만 아낌없이 물티슈를 쓰는 것엔 영애는 참견을 하고 싶다. 적어도 닫히지 않은 물티슈곽의 뚜껑을 딸깍, 소리가 나게 닫아주고 싶다. 영애는 물 한모금 없이 건조하게, 터져나올 것 같은 단어와 행동을 삼킨다. 생채기가 나는 것처럼 목이 따끔거리는 것만 같다. 영애가 머뭇거리는 사이에도 물티슈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테이블 위에 소복소복 쌓여갔다. 


“영애 이모, 우리 테이블이 이렇게 더러웠나?”




<우럭 장례식> 5편 이어서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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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암사자입니다. :-)

2022년 여름에 완성한 장편 소설 <우럭 장례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4화까지는 브런치와 포스타입 두 곳에서 무료로 연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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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당 200원으로 유료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완결까지 읽어도 커피 한 잔값!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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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암사자북스'를 통해 발간 예정인 <우럭 장례식>의 종이책을 만드는 인쇄비에 보태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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