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꼰대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젊은이들과는 웬만하면 대화할 때도 입 닥치고 있으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뭐 사실 듣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도 들어요. 어쨌든 세대를 앞서 살아보고 할 수 있는 조언은 해주는 게 좋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일방적인 조언은 당연 삼가야겠지만요. 저는 70년 생이니 X세대라네요.
MZ 세대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80년대부터 2010년 사이 출생과 삶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는군요. 밀레니얼(Millennial)의 80년대~2000년과 제너레이션 Z(Generation Z) 90년 중반 이후 세대를 통합한 세대랍니다.
암튼 MZ 세대가 주축인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책이나 기타 미디어를 통해 많이 들어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적응 중입니다만 요근래 뜨악한 일들이 있어 세대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네요.
복지관에서는 아시다시피 자원봉사자에게 많은 부분 도움을 받습니다. 프로그램 참여뿐만 아니라 지역조사나 캠페인 등 사회복지사의 파트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제가 담당한 사업에 힘을 보탤 일이 있어 자원봉사자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학교에서 과목처럼 수강신청을 통해 학점 이수가 되는 자원봉사 시간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복지관으로 8명의 학생이 신청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복지관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봉사에 참여 시키려는 노력이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시작하고 보니 아뿔싸!를 연발하게 되네요.
자발적인 봉사가 아니다 보니 참여 학생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정말 놀랍습니다. 아무리 Z세대의 특징이 소속감이나 사회질서, 상호작용보다 개인의 합리적 부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타인을 의식하는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는 하지만(물론 Z세대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복지관에 배꼽티를 입고, 체육복 차림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자봉을 오는 것을 보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네요.
배꼽티를 입는다고 봉사를 못하냐, 맨발에 슬러퍼면 봉사를 못하냐며 솔직히 개인의 취향이나 편의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면 할 말을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대학생이라면 최소한 자신이 하려는 일에 대한 고민(예의)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자원봉사는 이타적인 활동입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죠. 마음이 담기지 않은 자원봉사로는 함께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봉사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 마음이 우러나 참여하는 학생의 표정은 밝지만 학점이나 시간이 필요해 억지로 하게 된 학생은 똥 밟은 표정으로 시간만 때우다 가는 일이 허다합니다.
오늘 하는 것과 해주는 것의 차이를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봉사는 해주는 게 아니라 하는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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