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넘게 손질, 마늘 화상 입음
2인 가구여서 코스트코를 그렇게 자주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는 편이다.
(참고 글) 미국에서 장보기
https://brunch.co.kr/@amynote/79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들이 많은데, 용량이 너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코스트코에 가면 꼭 사는 제품은 1. 물, 2. 계란 이고, 휴지나 물티슈, 키친타월 등도 아주 요긴하다.
오이나 과일도 금방 먹기 때문에 자주 산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용량 깐마늘을 구매했다. 보통 내가 한인마트에서 사는 깐마늘은 1파운드 (약 450그램)이다. 이것도 처음에는 200그램 정도 되는 걸 사다가 음식을 자주 해먹어서 450그램으로 늘린 거였다.
코스트코 깐 마늘은 3파운드 (1.36키로)였다. 평소 내가 사는 양의 3배였다. 가격은 평소 한인 마트에서 사는 450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왼쪽이 코스트코 마늘, 오른쪽이 보통 내가 사는 사이즈)
깐마늘 450그램 손질은 많이 해봐서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 호기롭게 1.36키로를 샀고, 일단 귀찮아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3일 정도 지나고 마늘을 빨리 손질해서 얼려야한다는 압박감이 생겼다. 이전에 깐마늘을 장기 냉장보관하다가 곰팡이가 핀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깐마늘을 구매하면 빨리 손질해서 냉동시키게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마늘 손질을 시작했다. 보통 내가 해오던 450그램은 20-30분 정도면 다 했는데, 코스트코 마늘은 3배라서 그런지 꺼내서 씻을 때부터 양이 엄청났다. 그리고 정말 시간은 3배가 걸린 것 같았다. 1시간 넘게 손질을 했다.
친구가 깐마늘을 뭘 또 손질해야되냐고 물어봤는데, (1) 일단 세척하고 꼬다리를 잘라야하고, (2) 다진마늘 만들 건 다지기고 다져서 지퍼백에 넣어 냉동 시키고, (3) 통마늘로 얼릴 건 물기를 대충 제거하고 지퍼백에 넣어 얼려야 한다.
문제는 손질하는 중간에 손이 아프기 시작했다. 따가운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다쳤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마늘의 알싸한 성분이 손에 흡수된 것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마늘 화상"이라는 게 있었다.
전체적으로 손이 다 아픈게 아니라 주로 마늘과 접촉되는 부분만 아팠다. 아프기 시작해서 급하게 비닐 장갑을 꼈는데, 이미 늦었다. 아파하면서 남은 마늘을 손질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에 20-30분 손질할 때에는 마늘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맨손으로 해도 아무렇지 않아서 방심했다.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게 되었다. 다음부터는 코스트코 마늘을 사지 않을 것이고, 마늘을 다듬을 때에는 꼭 장갑을 먼저 끼고 시작해야겠다.
(참고1) 내가 마늘 손질하다가 화상 입었다고 하니까, 친구가 미국에서는 다진 마늘을 안 파는지 물어봤는데, 미국에서 파는 다진마늘은 한국의 다진 마늘과 다르다고 한다 (사실 나도 사본 적이 없다. 내가 장보는 온라인/오프라인에서는 본 적이 없어서 사보지 못 했다). 한국에서 파는 다진 마늘은 순수하게 마늘을 다진 것인데, 미국은 향신료?가 들어간 느낌이라고 들었다?
(참고2) 코스트코에서 파도 같이 샀는데, 방금 다 손질해서 얼렸다. 이것도 정말 양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