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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Dec 23. 2021

LisBoA Story 리스본 스토리

리스본 그리운 나날 만나서 함께 보낸 시간은 단 며칠인데 불쑥 찾아오는

글쓰기를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무엇을 쓰느냐? 일 텐데

그것은 그저 문자로 오기보다는 이미지나 영상으로 먼저 오고 한다.

단 한 장의 스틸컷으로 영화를 설명하기 어렵듯이 긴 여정의 여행에서의 사진을 어찌 한 장만 고를 수 있겠나? 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장 이어만 한다면 이 장면이다. 어느 도시에서도 보았지만 리스본에서의 그 흩날리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서 어느 랜드마크 보다도 나에게 리스본으로 리스보아로 기억되는 포착된 순간이다.





예를 들면 도시 이야기를 할 때 도시나 장소를 선택해서 글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한 포착된 장면에서 시작되기도 하니까요. 리스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저의 타이틀 당신의 경유지는 어디인가요? 시작은 보통 부산에서 어디로 가기 전에 들르게 되는 경유지를 선택하느냐인데 리스본, 리스보아의 경우. 경유지는 파리였습니다. 최종 목적지이자 몇 개월 머물게 된 곳이지만 그 시작에 부산 해운대에서 김해공항, 그리고 인천 대신 선택한 일본의 동경 그곳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파리 샤를 드골 공항 오페라 (리무진 버스 내려서) 숙소까지. 그곳에서 처음 썼던 파리스 프롬나드 썼던 며칠의 배경 그리고 다시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리스본 공항으로 가는 여정. 별 거 아닌 그저 거쳐간 도시일 수 있는데 부산, 동경

(정확히는 나리타 인근 치바에서 하룻밤), 파리(걷기의 나날들_ paris promenard)

paris promenade (brunch.co.kr)


지금 쓰려는 리스본이 드디어 등장하는 것이다. 처음 그곳으로 가려고 한 건 영화 한 편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입던 옷차림으로 (물론 제레미 아이언스는 그 자체로 존재감 넘치는 분이라 버버리 코트 하나로 바로 공항패션 선보이시지만, 파리로 가는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가고 싶었다. 짐 없이 책 한 권 들고 타는 여행) _ 여기서 잠깐 제레미 아이언스를 두 번 본 적이 있다. 뉴욕에서 그분이 나오는 연극과 행사장에서의 턱시도 입은 모습 그런 분이 연기를 계속하고 계신다는 게 멋지게 느껴질 뿐. 하지만 그분을 따라서 리스본으로 가는 건 여러 면에서 쉽지 않아서 2시간 이동 거리의 항공을 선택하다. 물론 공항 체크인 등 하면 반나절이지만, 오히려 가성비가 더 좋아서 선택한 건데 조금 더 젊은 날 원작처럼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해보고 싶기는 하다.


처음 배낭여행했을 때는 숙소를 겸해서 유레일 패스 제대로 사용하고자 잠자는 시간마저 이동하고 하는 여행도 해 본 적이 있다. 로마에 도착했을 때 쿠페 속 일행들의 여권이 없지고 카메라가 없어지기도 한 기억이 있지만 비행기가 주는 여행과는 분명히 다른 어떤 그리움이 있다.

근데 막상 유럽을 몇 번 가면 가고 싶은 곳 몇 군데 버스로 혹은 기차로 렌트카로 이동하게 되거나 어느 지역에 오래 있으면 주변을 걸어 다니는 걸 가장 좋아한다. 더 이상 패스를 사서 한정적으로 빨리 돌아보려고 하지 않는 여유의 나이가 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그러하다.


옆으로 이야기가 더 새기 전에

리스보아 이야기 LisBoA Story로 돌아가자.






리스본은 2015년 단 며칠 딱 한 번 간 곳인데 그곳에서의 며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담은 사진들은 아마추어도 사진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느낌이 있어서 그 해 처음 해 본 사진전에서 가장 인기 있던 작품이 바로 이 리스보아에서의 사진들이다. 내가 잘 담아서 라기보다는 그저 그곳에서의 삶이 그리 자연스레 담겨서 일 거다.






이 사진은 심지어 길을 걷다가 얻어마신 샘플 와인이고 심지어 포르토 와인이었다. 당시에 유럽에 한 2 주갈까 했던 여정이라 리스보아에서도 일주일도 채 머물지 않았는데 그래서 포르투 갈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가

영화팀을 만나서 일하며 지내게 되어서 몇 개월이 되어버렸지만 그걸 계획하고 간 게 아니라서 리스본에서의 단 며칠이 이토록 애틋하고 절절하게 기억되는 것이리라.






강으로 둘러 쌓인 도시이지만 조금 나면 카스 카이스라는 바다가 있는 곳은 마치 휴양지 같다.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치며 무작정 걷기 아마도 어느 오래된 성을 보러 가면서 지나간 기억

포르투갈 하면 수도언에서 만드는 에그타르트가 유명한데 정작 여기 가서 먹지는 않았고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에서는 그 브랜치에서 낸 곳에서 파는 걸  꼴로안 빌리지 가서 먹은 적은 있다.


https://m.blog.naver.com/anyce/220911923045









destination이라는 숙소에서 만난 호주 사내와 의기투합해서 며칠을 여행했다가 근처 B&B로 옮길까 하여 알아보다가 마주한 뷰! 아마도 누군가 마시다가 남겨진 잔일 텐데 꼭 설정샷으로 가져다 놓은 거 마냥 딱 어울리는 그 장면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각인된 현장처럼 사운드까지 고스란히 뇌의 한 부분에 저장되어 있다. 마치 범죄현장에 테이핑 된 노란 선  안처럼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비일상의 공간과 시간에 남겨진 특별한 기억의 저장소처럼.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남반구에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을 그에게 안부를 전해야겠다.


안녕! 잘 지내니? 너의 코로나전 마지막 여행은 어디였니? 이제 어디로 갈거니?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언젠가 어디선가_ 언어 (나의 예전 운영한 카페 이름) 만나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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