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150 오크 노아네

3. 2150 오크 노아네


‘2150 오크’는 우리집 주소야. 오크(Oak)는 ‘떡갈나무’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우리집은 떡갈나무 거리 2150이 되는거야. 미국에서는 숫자와 거리 이름을 더해서 집주소를 완성해. 이제 우리집 이야기를 해줄까? 한국인과 미국인이 사는 집이라 우리집은 친구들 집과 조금 달라. 아니, 어쩌면 많이 다를 수도 있어!

일단 우리는 집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신발을 벗어야 해.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거든. 하지만 우리집은 누구도 예외 없이 신발은 금지야.


“절반은 한국인 집이라서요. 미안하지만 신발을 벗어주세요. 호호호!”


엄마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상냥하게 부탁하지. 엄마가 없을 때는 아빠도 같은 부탁을 해. 나는 집 안에서 신발을 신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 친구네 집에 놀러 가도 들어가자마자 신발부터 벗는데 그런 나를 보고 깜짝 놀라 웃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

아빠가 처음으로 엄마를 따라 한국에 갔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 아빠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에 도착해서는 그대로 신발을 신고 집안으로 들어갔대. 으악!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얼마나 놀랐을까! 나는 신발을 신고 당당하게 들어가는 아빠를 상상만 해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 집안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는 여전히 어색하고 신기한 일인가 봐.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해야 하니까,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신발을 벗어주는 것 같아. 아, 물론! 지금은 아빠도 집 안에서는 신발을 신고는 1초도 견딜 수 없는 한국인이 되었어. 하지만 걱정 마. 우리가 밖에 나갈 때는 맨발로 뛰쳐나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우리 가족은 먹는 음식도 종류도 아주 다양해. 엄마가 항상 집에서 요리를 하는데 한국과 미국 음식도 많이 먹지만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중국, 그리스, 심지어 레바논 음식도 만들곤 해. 하루에 세 식구가 모두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은 저녁뿐이라 그 시간은 엄마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감사히 먹는 자리야. 솔직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나올 때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불평했다가는 엄마가 이렇게 말하지.


“노아, 넌 그럼 김치에 물 말아먹으렴.”


소름이야. 끔찍하다고. 물론 나는 한 번도 김치에 물 말아먹은 적은 없어.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야.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게 먹어야 해.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이것은 엄마의 규칙이고, 우리는 엄마의 뜻을 존중해. 한 번은 엄마가 진짜 맛없는 리조토를 만든 적이 있었어. 너무 맛이 없어서 눈물이 핑 돌았어. 아빠도 한 숟가락 먹고는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지. 그리고 엄마가 한 입을 먹더니,

“미안, 오늘 저녁은 햄버거다. 출동.”

우리는 신나게 뛰쳐나갔어. 그 끔찍한 맛은 지금도 생생해! 한국에서는 이럴 때 쓰는 말이 있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까 있다.


너희들은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해? 나는 진짜 많아서 다 적을 수 없지만 우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짜장면과 피자야. 짜장면과 피자는 매일매일 먹고 살 수도 있어. 그럴 수만 있다면 천국일 거야.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맛이니까. 그리고 떡볶이랑 라면, 김도 좋아하고 핫도그와 치킨너겟, 갈비, 대게찜, 미역국 같은 한국 스타일의 수프도 너무 좋아해. 게다가 난 한국 사람이니까 매운 음식들도 아주 잘 먹어. 그중에서도 떡볶이는 일 등이야!

나는 여섯 살 때 처음 떡볶이를 먹었어. 그날 엄마가 얼마나 감격했는지 몰라.


“내가 드디어 아들과 떡볶이를 함께 먹는 날이 오다니. 대박이야!”


엄마는 거의 울 지경이었어. 떡볶이는 우리 엄마가 최고로 사랑하는 음식이거든. 엄마는 매일매일 떡볶이를 먹고살 수 있대. 하지만 이곳에서는 맛있는 떡볶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엄마는 가끔 한국에서 먹던 떡볶이를 떠올리며 슬픔에 빠져. 내가 하루가 멀다 하고 피자를 먹는 것처럼 엄마도 떡볶이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괜찮아. 우리가 한국에 갈 때마다 배 터지게 먹으면 돼. 난 죽지 않아.”


실제로 엄마는 한국에 가면 하루가 멀다 하고 떡볶이를 먹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떡볶이 공주가 되는 순간이지. 그런데 올해는 나쁜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에 갈 수 없었어. 그래서 떡볶이 공주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어. 엄마가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충격적인 떡볶이


어제 처음 떡볶이를 먹었어요. 떡볶이는 떡과 매운 양념으로 만드는 한국 요리지요. 언제나 먹고 싶었지만 너무 매울 것 같아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6년이나 기다려야 했지요.

처음 맛 본 떡볶이는 쫄깃쫄깃하고 달콤했어요. 그런데 10초 후, 눈과 입, 귀에서 불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물!!! 물!!!! 아니, 우유!!!!!”

아빠는 깔깔 웃으며 차가운 우유 한 잔을 가져다주었고 나는 벌컥벌컥 우유를 마셨어요. 떡볶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매웠어요. 하지만 또 먹고 싶고, 또 먹고 싶어 졌어요. 그렇게 우유를 마시며 계속 먹었지요. 엄마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어요.

“조금 맵지만 맛있어요!”

그렇게 나는 떡볶이 공주의 아들 떡볶이 왕자가 되었어요. 그날 이후 엄마는 자주 말해요.

“노아야, 우리 점심으로 떡볶이 먹을까?”

떡볶이는 참 맛있어요. 치즈를 뿌려도 맛있고, 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지요. 이제 엄마의 떡볶이 사랑을 이해해요. 나에게도 떡볶이는 최고 요리가 되었습니다.


내가 떡볶이를 먹고 썼던 글이야. 어때? 너희들도 처음 떡볶이를 먹었던 때가 기억나? 아니면 떡볶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어떤 충격적인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어? 궁금하다.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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