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2023)

한 가수를 좋아하는 마음이 만든 다큐멘터리

by 앤첼


-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를 보고

- 이승윤의 팬이 만든, 팬들을 위한 다큐멘터리 -


싱어게인을 보며 이승윤의 완전한 팬이 되었다.

노래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특히 편곡 능력은 정말 독보적이다.


남의 노래를 부르는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원곡을 아무리 바꿔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어려운데,

이승윤은 그걸 해낸다.

게다가 자작곡은 더 좋다.

자신이 잘하는 걸로 꽉 채운 곡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완성도가 높았다.

(가사가 정말 좋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하게 드러난다.)


나는 <싱어게인>을 통해 이승윤을 알게 된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영화 <듣보인간> 속 주인공들은 훨씬 오래전부터 이승윤의 재능을 알아보고 있었다.


---


이 다큐멘터리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던 두 명의 영상 전공 감독과 한 명이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이승윤을 위해 '무언가'를 함께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야기다.


자신들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손수 만든 뮤직비디오,

그리고 공연장에서 망설이다 건넨 USB.


답장이 오지 않아 실망하던 찰나,

이승윤에게서 온 메일 한 통.

그는 영상을 보고 한참을 울었다고,

그래서 꼭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장면을 보며 나도 울컥했다.

'진심이 닿았구나' 싶어서.

그리고 이승윤이라는 사람,

말도 너무 잘한다.

글도, 말도, 노래도 다 잘한다.

그래서 내가 그의 가사를 좋아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


그렇게 시작된 협업은

아직 발매도 안 된 노래인 <영웅수집가>의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이어진다.


무대 디자인부터 소품 준비, 의상, 콘셉트까지

하나하나 손수 기획하고 실행한 세 감독의 노력.

게다가 코로나로 모든 게 꼬이던 시기,

그들은 함께 시련을 견뎌내며 더 단단해졌다.


결국 완성된 뮤직비디오.

그 시기, 마침 <싱어게인>도 터졌고

타이밍은 정말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이승윤은 아마 알았을 것이다.

자신의 노래를 이렇게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그 진심이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


이 영화는 연출된 감동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다.


영상 전공자였던 감독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했고,

그 덕분에 우리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아닌,

한 사람의 꿈을 향한 여정과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온전히 볼 수 있었다.


---


무엇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강하게 느낀 점.

"무조건 기록해야 한다는 것"


내가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된다.

블로그든 메모든, 일단 적어두자.

이 영화도 감독님들이 '기록'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고 며칠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이승윤을 좋아한다면 꼭 봐야 할 영화고,

이승윤을 몰라도,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는 그 찬란한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영화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감독 권아정, 김아현

출연 권아정, 김아현, 구은하, 이승윤 외

개봉 2023.09.06

keyword
이전 02화[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