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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chovy Jul 11. 2020

117. 지루한 목소리의 강의는 아웃!

제법 자주 듣게 되는 얘기.


우리 학교 과학 선생님은 착하고 좋은 신데 목소리가 너무 졸려요.


학생들은 종종 학교 선생님뿐 아니라 다른 학원 선생님들이 강의를 들으면 졸린 목소리 때문에 집중이 힘들다고 얘기한다. 도대체 무슨 목소리가 졸린 목소리라는 걸까? 유튜브에서 유행했던 ASMR 같은 속삭이는 목소리? 높낮이 없이 리듬감 없는 차분한 목소리? 그럼 반대로 강의가 쏙쏙 들어오는 목소리는 무엇일까?


내 생각은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라고 웅변하듯 내지르는 톤도 아니고 강의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호랑이 같은 목소리도 아니다. 부담스럽지 않게 귀 기울이게 하는 것, 바로 절대적인 믿음과 호감을 갖게 하는 개성 있는 목소리이다.


그럼 믿음과 호감 가는 목소리는 무엇일까? 스타 강사로 알려진 분들의 강의를 듣다 보면 의식하지 못한 체 넋을 잃고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냥 저절로 집중하게 만드는 목소리. 그것은 아나운서와 같은 정확한 발음이나 표준어를 정확히 구사하기 때문이 아니다. 다소 혀 짧은 소리로 발음이 뭉개져도, 지방색 짙은 사투리를 구사해도 그들의 목소리에는 그들 고유의 매력이 있다. 적당히 높낮이 달리하여 청중을 집중하게 하고 중간중간 위트 있는 농담으로 지루함을 깨뜨린다. 강의의 포인트에서는 피치가 높은 소리와 적당한 제스처를 이용해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청중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좋은 목소리는 생동감 있는 리듬을 담은 소리이다. 또한 성대의 떨림으로 내는 목소리뿐만 아니라 몸짓, 손짓을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몸짓, 손짓은 마치 몸이 만드는 소리 없는 소리랄까. 목소리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혹시 오해가 될까 얘기해보자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좋은 목소리는 강사가 지니면 좋은 목소리를 말하는 것이다. 뉴스 앵커가 몸짓, 손짓했다가는 경박하다고 당장 잘릴 테니까. 내가 말하는 건 나 같은 강사에게 필요한 목소리라고.


물론 나도 매력만점인 목소리를 갖추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첫인상만큼 중요한 것이 본인만이 갖고 있는 개성 있는 목소리인 만큼 나는 꾸준히 노력하고 있을 뿐. 뭐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 좋은 선생이 되고 싶은 나는 오늘도 열심히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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