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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안테스 Mar 20. 2024

당신의 모든 처음

새로운 시작

3.4일 드디어 개학이다.

아이들에게는 첫 번째 경험이 겹치는 날이다.

처음이라는 의미는 남다르다.


첫 번째 새벽운동인 모닝스파크가 시작되고,

첫 수업을 듣게 되고,

고등학교의 처음이자 마지막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


1학년의 아침은

6시 20분 기상 알림이 있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특히 아침 샤워를 선택하는 여학생은

개인 알람을 맞춰

5시30분 대에 기상을 하기도한다.


4인1실.

침대 4개, 책상 4개가 있지만,

화장실(샤워실포함이 2개라

실질적인 2인 1실로 운영된다.


6시 40분까지 운동장에 집결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자기 위해,

아침에 나오는 복장인 체육복에 패딩까지 입고 자는 녀석들.

대부분은 부스스한 머리가 하늘로 솟구치던,

얼굴이 퉁퉁 붓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자다가,

6시 40분에 딱 맞춰 운동장에 온다.

그런 아이들 중에 씻고, 머리 감고, 드라이하고,

이쁘게 단장까지 하고 오는 아이.

새벽 운동에 참가하는 모습만 봐도 성향과 성격을 알 수 있다.


첫새벽 운동을 하고,

1교시부터 6교시까지

교과목 선생님과 첫인사를 나누고,

모든 과목의 첫 수업을 들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부모님께는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학생들만의 입학식을 진행했다.

오늘은 코로나 종식 이후

학부모님이 직접 참석하는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


멋있게 풀정장을 하고,

입학식 리허설을 하고,

4일 만에 부모님을 만나는 날이다.


본교의 입학식 행사는 졸업식과 연결되어 있다.

입학식 때 학생 한 명 한 명이 레드카펫을 지나

진리의 문을 통과한다.

그리고 졸업식 때는 미래의 문을 통과한다.


말 글대로 진리의 문을 통과하여 배움을 청하고,

졸업식에는 미래의 문을 통과하여

성인, 사회인으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입학식의 주인공은 온전히 학생이다.

그래서 본교의 입학식 행사에는

무대에서 말을 하는 어른이 없다.

전체 행사를 진행을 하는 사회자가

각 단계의 의미와 취지를 설명하고,

학급 담임선생님들의 축하영상,

그리고 학생 한 명 한 명이 교직원과 학부모님들의 박수를 받으며,

레드카펫을 씩씩하게 걸어,

진리의 문을 통과하고,

이때 화면에는 학생의 사진과 학교에서 꼭 이루고 싶은

사명선언이 띄워진다.


문을 통과할 때 본인의 얼굴이

카메라에 클로즈업되는 순간,

파이팅을, 큰 절을, 자신만의 포즈를,

혹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지나간다.

입학식이 끝나고 1시간 정도 학부모와의

포토타임이 이어진다.

무슨 이산가족이 만난 것 같다.


고작 4일...

누구에게는 1년 같은 4일이었을까?

엄마 품에 폭 안겨 갖은 아양을 떠는 아이.

혹시라도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잘 지낸다고... 짐짓 허세를 떠는 아이.

계속 눈물만 흘리는 아이...


그렇게 아이들은 이별과 짧은 만남과 다시 이별을 한다.

그렇게 이별과 만남을 통해

또 한 번의 성장통을 보낸다.


당신의 모든 처음을 응원합니다.

누구나 처음이 있습니다.

그 처음이 너무 특별하기 때문인지,

우리는 그 처음을 기억하려고

많은 단어에 '첫'이라는

관형사를 붙이곤 합니다.


첫아이, 첫걸음, 첫 등원, 첫 만남, 첫사랑....

매 순간 여러분을

도와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학교에서 여러분들이

겪게 되는 처음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모든 처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알람 소리에 맞춰 일어나

아침부터 하는 모든 일은,

그보다 먼저 일어나 여러분들의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하루 중에 겪는 모든 일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아침을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매 순간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의 모든 처음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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