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연극 동아리 #입회 원서 (92%쯤)

by 안다훈



#연극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제 친구가 연극 배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연극이 끝난 후에 친구가 박수를 받는 모습이 멋져 보였고 사람들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아직 연극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경험을 통해서 많은 추억과 생각들을 쌓아 가고 싶습니다.





#나의 각오!


전 소심합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고 소심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여태까지 오 년 이상을 끊임없이 저 자신을 누른 채로 살아왔고, 단 한 번도 자진해서 발표를 하거나 낯선 사람과 만나려고 노력하는 등 제 의지로 무언가를 해 보려 한 적이 없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며 묻혀 가기만 했고 나서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여태 그래 왔던 것처럼 그저 가만히 있으며 나서는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 하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러한 자신이 전 너무 답답했습니다. 나설 용기도, 자신감도 없는 저 자신이 화가 날 정도로 답답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 모습을 바꿀 기회가 없었고, 이제서야 '리더십 캠프'라는 곳에서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삼 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처음으로 제게 긍정적인 변화를 안겨 주었고, 저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제가 그토록 부러워했던 이들의 행동을 처음으로 제가 직접 행할 수 있는 기회까지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있어서는, 또다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사라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동아리를 통해서 끊어진 기회를 다시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동아리를 그러한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가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적었습니다.

여태까지 아무것도 제대로 해 보지 않고 생각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잘하는 것은 없습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기도 하고 자주 당황하기도 해서 저를 답답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 기초적인 일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기에 실수를 많이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

전 통학하고 있고, 막차는 오후 여덟 시에 오는 버스가 마지막입니다. 저희 과가 과제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동아리의 모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은 확답드리지 못하겠지만, 이러한 여건을 변명으로 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직은 무대 위에서 더듬지 않고 제대로 말하는 것 정도밖에 못 하지만 언젠가는 꼭 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해도 꼭 한 번 해 보고 싶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성격을 바꾸고 싶어서 연극 동아리에 지원했습니다. 입회 원서에 구구절절 썼는데 왜인지 몰라도 통과했습니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나온 '즉석 연기'를 보이고 나온 오디션도 마찬가지구요.


두 번째 책에는 '연극 동아리' 시리즈로 실으려고 했습니다. '#입회 원서' 외에도'#기획 팀은 오늘 밥 먹을 자격도 없습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다' '#안녕, 누나' "#글 잘 보고 있어요'를 쓰려 했구요. 입회 원서를 낼 때 있었던 일을 조금 더 쓰면 완성될 듯합니다. 이 역시 아쉬우나 두 번째 책과 안 어울린다는 생각에 '중단 혹은 보류' 폴더에 넣었습니다.

(92%쯤)은 '완성도가 92%쯤'이라는 뜻입니다.









인스타그램: anda.hun

* 『문장의 B컷』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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