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YAMAHA LL16 팝니다
2020년 2월에 구입한 야마하 LL16 판매합니다.
기타 상태
-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보관했고, 관리 상태도 좋습니다.
- 헤드 뒤쪽에 생활 기스 약간 있으며, 피크 가드 쪽에 사용감 있습니다.
- 넥, 프렛, 보디 상태 양호하며 부딪힘이나 낙하 이력 없습니다. 당연히 수리 이력도 없습니다.
- 소리 울림, 밸런스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줄 상태
- 약 2년 전에 교체했지만, 악기점에서 확인받았을 때(2025.04.21) '줄 상태 양호하며 교체할 필요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구성품
- 기본 소프트 케이스 (상태 매우 양호)
- 하드 케이스 (하단부 외부 파손 있음, 사용 가능)
- 튜너, 카포, 피크
* 하드 케이스, 튜너, 카포, 피크는 덤으로 드리는 것이며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가격: 70만 원 (네고는 죄송합니다)
- 직거래: 같은 지역이면 자차로 이동 가능합니다.
급매는 아니지만, 좋은 분께 잘 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이틀 전인 화요일 오전 한두 시쯤에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에 올렸다. 뮬 커뮤니티는 가입하고 일주일 뒤에 글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올리지 못했다. 다음 날 오전 열 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확인하니 중고나라에서는 채팅 두 개가 와 있었고 당근마켓에서는 찜한 사람이 네 명 있었다. 중고나라에서 채팅을 보낸 사람 중 한 분과 길게 얘기를 나누게 됐다.
문자로 옮겨서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스트럼 영상을 원하셔서 한 줄씩 튕기다가 슬로 고고로 G-D-Em-C 몇 번 친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렸다. 타지로 올 수 있는지 물어보시길래 된다고 해서 내가 경기도 광주까지 갔다. 그 대신 교통비로 이만 오천 원을 추가하기로 했고, 예약금으로 이만 오천 원을 받았다. 물론 그분도 광주까지 오시니까 꼭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하셨다. 어쩌다 보니 바로 다음 날로 약속 날짜와 장소를 정하게 됐다.
아, 기타 레슨 하시는 분한테 중고 일렉 기타를 십일만 원 주고 샀었는데, 판매 글 올리기 전에 상태 점검하러 자주 가던 악기점에 갔다가 팔았다. 어떤 아저씨가 말 거시면서(기타리스트냐, 뭐 하는 사람이냐 등등) 기타에 관심을 가지시더니 사고 싶다고 하셔서 육만 원에 팔았다. 내가 십일만 원에 샀으니 오륙만 원에 팔 생각이었다고 말씀드리니 처음엔 육만 원을 불렀다가, 5만 원에 하자고 하셨다가, 내가 오만 오천 원에 하자고 하니깐 아들 같아서 육만 원에 사 주겠다고 하셔서 현금으로 육만 원을 받았다(아저씨는 말씀이 많으셨다. 본인 아들이 서른한 살이다, 지금 타고 온 차에 삼백만 원짜리 기타가 있다, 아들이 보이스 피싱을 당해서 심란하다, 일렉 기타는 재미로 사는 거다 등등을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아무튼 이렇게 중고 일렉 기타는 육만 원에 잘 팔았다. 메모해 둔 걸 보니 6만 원에 올렸다가 안 팔리면 삼사만 원에 팔려고 했는데, 딱 목표로 정한 금액으로 잘 판 셈.
다시 또 기타를 사게 될 날이 올까. 서른 중반에 미니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마흔이 넘어서도 어렵겠지. 내가 원해서라기보다는 겸사겸사 버스킹도 할까 했는데 마찬가지겠지. 잠시 방황할 때 충동으로 백십만 원짜리 야마하 LL16 기타를 사고. 조금이라도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헛돈 써 가며 기타 학원에 한두 달쯤 다니고. 서울에서 한 달에 삼십오만 원짜리 레슨을 반년 이상 다니고.
이땐 기타는 거의 안 꺼내고 화성학을 공부했다. 가끔 레슨 하시는 분이 미국 주식 얘기를 해 주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고 기타를 들고 다니는 일이, 곁에 있는 기타를 꺼내지 않더라도 기타와 각종 장비들이 있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았다. 몇 달에 한 번 기타를 꺼내서 하이 코드를 잡고. 의미 없이 기본 코드나 몇 번 쳐 보고. 미련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어느 순간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기타가 거슬렸다. 죄책감도 의무감도 자꾸 마주하다 보니 무뎌졌다. 눈에 밟히면서도 지금 저 기타를 팔아 버리면 영영 멀어질 것 같아서, 내 인생에서 다신 가까워질 일이 없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차라리 빨리 팔려서 다행이다.
선택해야 했다. 글쓰기와 기타 둘 다를 안고 가기에는 버거웠다. 기타에 그럴 만한 가치가 없음을, 열정도 에너지도 재능도 없음을 알았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제는 글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비울 수 있었다. 어쩌면 스물네 살에 기타 동호회에서 활동했을 때의 기억으로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서른 중반에 계획대로만 된다면 미니 앨범 대신에 두 번째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꾸준히 책을 읽으며 글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 기타는 추억으로 남기자.
윗부분까지가 작성해 둔 내용입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죠.
지금 제 나이가 서른셋이니 이 년 남았습니다. 계속 서울에 있었다면, 시로 장르를 정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타 레슨받는 날짜와 시각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하는 활동을 다 적는 편입니다.
정작 해야 할 기타 연주는 안 하고 이론 숙제만 했습니다.
공부한 흔적입니다.
작성해 둔 내용은 스케치 느낌입니다. 사진은 다 빼거나 최소한으로 넣고 '기타 판매 글 + 소감' 구조로 쓰려 했구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잘 다듬어서 원고에 실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뺐습니다. 나머지 글과 결이 안 맞았거든요. 참고로 기타 판매 글을 작성할 땐 ChatGPT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직 유료로 결제하기 전이었는데요, 이때 처음 써 봤습니다.
(92쯤%)은 '완성도가 92%쯤'이라는 뜻입니다.
인스타그램: anda.hun
* 『문장의 B컷』은 격주로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