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09화

Chapter2. 난 개인 정보도 없는
사람이야?(1)

- 우리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by 농도C


“다음주 화요일에 본사에서 정보보안 점검이 온다고 합니다.”

“그래? 지금부터 각 담당자별로 맡은 매장을 돌면서 다음주에 정보보안 점검이 온다고 알려주고, 오늘부터 틈나는대로 매장 컴퓨터나 고객 응대하는 데스크 근처라던지 고객이든 판매사원이든 제3의 인물이건 개인정보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해달라고 해. 모두들 알겠지?”

“네 팀장님. 잘 알겠습니다.”

정보보안 점검은 백화점의 영업담당자 입장에서는 꼭 받아야 하는 점검이기는 하지만, 이를 현장에서 관리 감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본인이 맡고 있는 상품군 뿐만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다른 팀원의 상품군도 서로 크로스 체크를 해가면서 매장의 컴퓨터에 고객 개인정보의 경우 암호화가 잘 되어 있는지, 혹시 모를 다른 자료들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했었다. 시안의 경우 백화점에 입사하고 첫 정보보안 점을 받는 입장이어서 선배 사원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매장의 컴퓨터를 점검하는 장면을 보고 따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과장님! 이 컴퓨터 언제 다 봐요? 저 눈알이 빠질 거 같은데..”

“시안주임님. 네가 안보면 장신구와 섬유 브랜드 컴퓨터는 누가 다 보니? 내가 볼까?”

“아니 과장님, 그런 말은 당연히 아니죠오!! 제가 처음으로 받는 점검이니까 과장님도, 규민주임도 도와주면 좋잖아요~!”

시안은 처음 받는 점검이라 영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시안아. 그래서 네 컴퓨터 지금 규민주임이 싹 밀어주고 있잖니.”

“아, 그건 또 그렇네요. 저 알게 모르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었네요!”

대팔은 규민에게 미리 시안의 컴퓨터를 한 번 확인하고, 시안이 미처 보지 못했을 과거 자료가 있을지 모르니 꼭 필요한 것만 추리고 나머지는 모두 삭제해두자고 일러놓은 터였다.

“그런데 과장님. 과장님 원래 일 열심히 하시는건 알겠는데, 정보보안 점검 기간 되니까 더 꼼꼼하게 보시는 거 같아요. 이거 제 기분 탓이예요?”

“아니야 맞아. 뭐 이미 우리들 개인정보는 다 중국이든 어디든 넘어갔겠지만, 난 개인정보를 누군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 영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 주니어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도 있고. 그래서 최소한 내가 일하는 일터에서라도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거지.”

“과장님의 개인 정보를 누가 알아서 어떻게 한 적이 있었어요?”

“뭐, 그런거 비스무리했던 경험이 있어. 한 번 크게 데인 적이 있었지.”



“신대팔 주임님. 상담실이예요. 남자 고객님 한 분이 백화점 담당자를 만나고 싶어 하세요. 티쏘 시계 관련 건이구요. 시계를 사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시계가 맞지 않다고 하시면서 매장에 교환을 요구 하셨나봐요. 매장에서는 고객님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해서 상담실에 오셨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곧 내려가겠습니다.”

대팔은 이제 입사한 지 7개월이 좀 넘어가고 있었다. 여전히 백화점에서 사계절을 다 보내지 못했지만 선배였던 현지 주임의 퇴사로 대팔 주임의 아래에 신입사원으로 윤혜 주임이 입사를 하게 되었다. 5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사실상 선후배라고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 상담실에 잠시 다녀올게요.”

설마 큰 건이겠냐는 마음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상담실에 내려가니, 30대 후반~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자 고객이 대팔을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남다른 피지컬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고 심장박동의 비트가 빨라지는 것을 느꼈지만, 혹시라도 그 떨림이 고객에게 들킬까봐 일부러 호흡을 조금 길게 쉰 다음 고객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1층 장신구를 담당하는 신대팔 주임이라고 합니다.”

고객은 순간적으로 대팔을 위아래로 훑은 뒤 대답했다.

“당신이 티쏘 시계 담당자예요?”

“네. 제가 티쏘 시계를 포함한 백화점 1층 장신구 상품군을 담당합니다.”

“매장에서 이야기는 들어보고 오셨어요?”

대팔은 앞에 앉은 남자 고객이 다소 위압적으로 본인을 상대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오히려 평소보다 말을 조금 더 느리게 하고 있었다.

“아닙니다. 고객님께서 상담실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기에 매장의 직원과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길어질 것 같아서 먼저 고객님을 뵈러 왔습니다.”

남자 고객은 물 한 잔을 마시면서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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