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25화

Chapter.5 동시다발로 터진다(1)

- 이 고객, 심상치 않다.

by 농도C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간혹 일이 몰리는 시기가 있다.

그 일들이 하나같이 처리하기 어려운 일들이라서 며칠, 혹은 몇 달씩 처리가 안되고 머리 한쪽 구석에서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곤 한다. 대팔은 방금 미오나르 담당자를 그렇게 어영부영 보내고 사무실에 돌아오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왠지 앞으로 한 두 달은 엄청 피곤한 나날들이 이어지겠구나.'

당장 미오나르 담당자들의 요구사항을 적당히 수용하고 거절하는 것만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에르누아 매장에 경찰까지 방문을 했다. 경찰이 방문했다는 것은 매장 직원들이 어르고 달래고 이야기를 해줘도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경찰이 방문을 해서 상황 정리를 해주고 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대팔은 점점 해결되지 않는 업무가 늘어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머리를 감싸쥐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에르누아 매장에서 전화가 왔다.


"과장님. 에르누아 매장입니다. 잠시 매장에 방문 가능하세요?"

"네. 아까 상황은 보고 있었습니다. 내려갈게요."

대팔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마치 잡생각을 털어내는듯한 행동을 한 뒤, 빠르게 에르누아 매장으로 내려갔다.

"과장님 걱정되네요. 1년에 한 번 정도 오는 위기 타이밍이신 것 같은데.."

"저희끼리라도 각자 할 일 잘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아마 당분간은 과장님이 저희 일 코칭 해주시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규민과 시안은 빠르게 멀어져가는 대팔을 보면서 나직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대팔은 이미 그 말이 들리지 않을 만큼 생각이 복잡해져 있었다.


에르누아 점장이 매장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점장님. 어떻게, 컴플레인은 해결이 되었을까요?"

"아뇨 과장님.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요?"

에르누아 점장은 짧게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이 고객, 지금 5년째 저러고 계시는데 한동안 저희 매장에는 방문을 하지 않으시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오셔서 저러고 계시는거예요."

라면서, 점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설명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5년 전에 에르누아는 타 브랜드와 넥타이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었고, 그 에디션에 악세서리가 달려 있었고, 그 악세서리는 한정판으로만 출시를 했었기 때문에 단종이 된 상태라서 여유분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런데 이 고객은 5년 전에 이 리미티드 에디션을 샀는데, 몇 달 뒤에 갑자기 매장에 와서는 이 악세서리가 없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문의를 하기 시작했다는거다.


"5년 전이면 점장님도 저도 여기에 없을 때네요. 시간이 지났을 것이고, 이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은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는데 에르누아 쪽에서 해결을 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럼 고객의 요구사항은 그 악세서리를 달라는건가요?"

"맞아요. 그런데 그 악세서리는 콜라보 상품이라 단종한지도 오래 지났고 재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고객에게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구요."

대팔은 이쯤 되니까 머리가 아파졌다. 에르누아라고 해서 넥타이가 수백만원을 하진 않는다. 넥타이는 수십만원 정도 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타이에 같이 부착이 된 악세서리 가격이 백만원 가량 했다는거고, 그걸 구할 방법이 없으니 브랜드도 딱히 방법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에르누아에서 그 고객에게 악세서리를 주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겠죠?" 대팔은 본인이 물어봤다가 스스로 답을 했다. "설마하니 그럴 가능성은 없겠죠. 문제는 이 고객의 성향인데.."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불안한 예감이 곧 현실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2층에 입점한 톰스 매장에서 전화가 왔다. 어떤 60대쯤 되어보이는 남자 고객이 신발 수선을 맡기러 왔는데 산지 5~6년된 신발을 무상으로 수선해달라고 한다면서 매장에서 언성을 높이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대팔은 전화를 끊고 에르누아 매장 점장에게 말했다.

"그 고객, 왠지 동시다발 적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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