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HIGH-END 26화

Chapter.5 동시다발로 터진다(2)

신대팔의 오랜 컴플 고객, 박상철의 등장

by 농도C

“네? 문제를 키워요?”

“네. 지금 톰스 매장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계시다고 하네요. 우선 가봐야겠습니다.”

대팔은 간결하게 대답을 하고는 톰스 매장으로 올라갔다.

‘문제를 일으키기 좋아하는 사람, 언성을 높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하지만 경찰이 왔을 때는 적당히 빠지고 더 이상 선을 넘지는 않는 사람이라.. 왜 내가 아는 누군가가 생각이 나는거지?’ 대팔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모든 장면이 데자뷔처럼 느껴졌다.

대팔은 생각에 잠긴채 빠르게 톰스 매장에 들어왔다. 톰스 점장이 오늘 휴무인 모양이었다. 부점장이 인사를 하고 매장 안쪽에 고객님이 있다고 안내를 했다.

대팔은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 고객의 앞에 서며 인사를 하려 했다.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혜성백화점 서울점의 명품 담당자인 신대팔 과장이라고 합니다... 엇? 선생님? 선생님께서 어째서 여기에..”

“어이구, 이게 누굽니까. 신 대리님 아니에요? 그새 과장 되셨구먼.”

“예, 이제 1층 에르누아까지 맡고 있습니다.”

“허허, 여전하네. 깍듯한데 묘하게 까칠한 건. 그래야 대리님이지.”

이 고객은 반말과 존대를 교묘하게 섞어쓰고 있었고, 대팔과는 구면인 것처럼 보였다.

“예, 맞습니다. 저 승진한지 좀 되었구요.”

“워메, 묘하게 깍듯하면서 까칠한건 여전하구만. 그래. 사람이 변하면 안되지. 자, 이번에도 과장님이 내 이야기 좀 들어줄텐가?”

“제가 지금 1층과 2층 명품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입니다. 그때도 그랬던 것처럼 제가 선생님 문제의 카운터 파트너가 되어야 할 것 같네요.”


대팔의 표정에서 웃음인지 화남인지 모를 묘한 표정이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대팔은 이 고객을 잘 알고 있었다. 5년 전, 지방점포인 정주점에 근무할 당시 거의 1년간 대팔은 그의 컴플레인 파트너였다. 오죽했으면 상담실에서 그 고객이 오게 되면 바로 대팔을 부를 정도였다. 이 고객의 이름은 박상철, 60대 초중반이나 되어보였을까? 선글라스 쓰는 것을 즐기고, 평상시에도 정장차림으로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5년 전에 비해서 더욱 젊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 당시 대팔은 이 고객과 화장품 문제로 근 1년 가까이 씨름을 벌였었다. 선물을 받은 화장품인데 여기서 받은 것 같다고는 하고, 교환증은 없다고 하고 선물을 한 사람은 선물을 주고 해외로 가서 부를 수 없다고 하는 등 이래저래 말이 되는듯 안되는듯 하면서 해당 상품을 교환해달라고 했었다. 혜성백화점에서 교환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하니 상품 뒤에 붙어 있는 혜성백화점의 가격택을 내밀면서 이것이 내가 내세울 수 있는 증거라고 하면서.


대팔은 그 당시에도 끝까지 화장품의 교환을 해주지 않았다.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찾아오면서 1~2시간씩 이야기를 했는데 대팔은 박상철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끝까지 백화점의 규정, 브랜드의 규정상 어렵다면서 교환이 어렵다는 말을 되풀이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팔과 상철의 관계가 나빠보이지 않았던 것은, 대팔이 상철의 다른 이야기도 잘 들어주면서 실제로 다른 상품군의 매장에서 실수를 했거나, 다퉈볼 여지가 있는 컴플레인에 대해서는 대팔이 고객의 편에서 처리를 해주었기 때문에 상철은 정주점에서 1년 동안 쇼핑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대팔을 찾곤 했었다.


“자, 톰스 매장에서는 무슨 문제로 컴플레인을 제기하시는 거예요?”

“아, 여기 행사했을 때 직원이 신발을 수선해주겠다고 했어서 가져왔는데, 이제 와서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말이지.”

대팔은 고개를 끄덕였다.

‘또 시작이군요, 박 선생님…’ 속으로 중얼거리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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