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단정

by 청리성 김작가
『더는 볼 수 없게 만드는 안대, 더는 들을 수 없게 만드는 귀마개』


단정은 자신감의 표시인가? 자만의 표시인가?

어떤 상황이나 사람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 빠르게 단정 짓는 사람이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결단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성급해 보이기도 한다. 단정의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고,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한 번 더 확인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아 안타까운 결과를 낸 사례는, 사건 사고를 통해 알고 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사고는 모두 안타깝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진 않았지만, 영혼을 앗아간 사건은 더 안타깝다. 죄인으로 판결을 받아 오랜 시간 감옥에서 옥살이했는데, 무죄 선고가 떨어진 사람이 그렇다. 가끔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런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먹먹하고 화가 난다. 지나간 시간이 얼마나 아쉬울까 안쓰럽다가도, 앞으로 살아갈 시간을 생각하니 걱정이 됐다. 공식적으로 아니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낙인이 쉽게 지워질까 걱정되었다. 그리고 고개 숙인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을지도.


통조림 사건을 기억하는가?

사체 부패 방지용으로 쓰이는 포르말린을 물에 섞어, 번데기나 골뱅이 등 통조림 제품에 뿌린 혐의로 식품업자가 기소되었다. 누구나 자주 먹던 통조림에서 그런 물질이 나왔다고 하니, 파장은 매우 컸다. 언론에서도 경쟁하듯 앞다퉈서 이 소식을 전했다. 결과는 무죄판결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물론, 통조림 관련 20~30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너무 어처구니없지 않은가? 누군가의 제보로 시작된 것인지 조사에서 협의를 발견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누군가의 확실하지 않은 결론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다.


한 번만 더 확인했다면 어땠을까?

누군가 말한 내용을 그냥 듣지 말고, 자신이 좀 더 확인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나 역할을 맡고 있다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주변의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일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일이라면 더욱 확인하고 신중해야 한다. “어! 아니네?” 하고 끝날 일이 아니다. 나는 혀끝으로 끝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목숨까지 걸어야 끝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섣부른 단정은 타인을 잡기도 하지만, 자신도 잡는다.

일상에서 섣부르게 단정 지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어렵지 않게 느낌이 온다. 그리고 그렇게 단정 지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내가 직접 확인하거나 생각한 게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확인하지 않고 결론을 내렸다. 만약 확인했다면 큰 어려움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많았다. 꼭 확인해야 한다. 내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안 좋은 일이라면 더욱 내가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해서 결론을 지어야 한다. 그리고 무겁게 여겨야 한다. 가볍게 날린 내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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