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향해야 하는 화살을 타인에게 돌리는 것으로, 지(智)적이지 않은 모습』
지적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지적하는 사람이, 더 큰 지적 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지적을 많이 하는, 주변에 몇몇 사람을 보면 그렇다는 거다. 욕심이 많다고 지적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그 사람보다 더할까 생각된다. 배려 좀 하라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그처럼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겉만 볼 수 있는 거울 말고, 자신에 내면을 볼 수 있는 거울이 있었으면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주변 사람이 얘기하는 건 듣질 않으니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어쩌면 그 부류에 속한 건지도 모르겠다.
지적하는 이유가 뭘까?
자신의 지적 거리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처럼, 누군가를 몰아가면서 시선을 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교실에서 누군가의 물건이나 돈이 없어지는 거다. 그걸 찾기 위해 야단법석을 떠는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아이가 가장 큰 목소리로, 만만한 친구를 몰아간다. 찔리니까 다급해졌다는 느낌이 확 든다. 무언가를 쓸데없이 강하게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면, 잘 살펴볼 일이다. 자신에게 지적해야 할 걸 착각하고, 타인에게 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
지적하는 사람은 잘 알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잘 알고 있다는 말이다. 왜냐면 자신이 직접 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원리(?)를 잘 활용한 사례도 있다. 모회사에서, 횡령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을 감사팀에 배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해봤으니 잘 잡아낼 수 있다는 논리에서 그렇게 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됐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비슷한 소재가 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범죄자를 활용한다. 누구보다 범죄자의 습성을 잘 안다는 논리에서다. 범죄자의 처지에서 범죄자를 쫓으니, 확률이 더 높다는 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범죄 사실이 무마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누군가를 지적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적하는 이유가, 내 지적 거리를 감추거나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건 아닌지 말이다. 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 누군가를 찌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일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순 없다. 아니 분명 있다. 지금부터라도 잘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해야겠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무심코 던지는 돌이 아닌지. 지적하는 사람보다, 지(智)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더 매력적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