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 가능

by 청리성 김작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의미를 찾을 때, 얻을 수 있는 몫

뜻밖에 일은, 예상했던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뜻밖의 일이기 때문에 다행이라 생각될 수도 있고, 아쉬움이 가득할 수도 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고사(故事)가 딱 어울린다. 이렇듯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사람 일인데, 몇 년 후의 계획을 세우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을 때도 있다. 어차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데 말이다. 예전에 후배들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차피 거래처에서 바꿔 달라고 하면 바꿔야 하는데 우리가 계획을 세우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상황에 맞춰서 대응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들린다. 헛수고하지 말자는 말이니까.


옳은 생각일까?

아무 계획이나 준비 없이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게 과연 옳은 생각이냐는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아무런 계획이나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맞이하는 상황은, 오히려 혼란스럽고 허둥지둥하게 된다. 자기만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예상과 계획은 당연히 틀어질 수 있다. 하지만 틀어지는 상황을 마주할 때, 자기만의 기준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지 차이가 난다. 길을 알고 내비게이션을 보는 사람과 전혀 길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비게이션을 보는 사람은, 대응하는 게 다르다. 맞이하는 사람과 쫓아가는 사람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계획과 준비가 그 차이를 결정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다.

계획을 세운다.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인다. 그 의미를 찾는다. 계획을 세우는 건 방향을 설정하는 것과 같다. 어딘가를 가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방향을 설정하는 거다. 바다로 여행을 가겠다고 하면, 동해로 갈지 서해로 갈지 아니면 남해로 갈지 결정해야 출발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일단 떠나자고 한다고, 무작정 출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 바다에 특성이 있으니, 목적에 따라 그 방향은 달라진다.

출발해서 가고 있는데 차가 너무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예상보다 2~3배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결정해야 한다. 원래 가고자 하는 목적지로 그냥 갈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적게 걸리는 다른 곳으로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차 안에서 투덜댄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고의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처음 가고자 하는 목적이 너무 뚜렷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빠르게 갈 수 있는 다른 바다를 검색해서 그곳으로 가면 된다. 어디를 가든 상황을 불평하기보다, 그 상황에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다.


다 이유가 있을 거다.

오랜 시간 걸려 원래 목적지에 도착하든, 방향을 틀어 다른 목적지에 도착하든 그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상황이 기분 좋은 상황일 수는 없다. 오랜 시간 고생하며 왔지만,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그래도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거 보려고 그 고생을 했나 후회스러울 수도 있다. 방향을 틀었다면, 원래 목적지에 가지 못한 아쉬움이 클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 이상에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의 장관(壯觀)을 볼 수도 있고, 좋은 먹거리를 만날 수도 있다.


사람 일은 알 수 없다.

누구도 예측할 수도 단정할 수도 없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계획을 세우고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의미를 찾는 거다. 그렇게 했을 때 더 좋은 몫을 얻게 된다. 감사하는 사람은 감사할 일만 생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계획을 세울 수 있음에 감사하고, 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이고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러면 감사할 일이 더 많이 생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말이다. 받아들이고 의미를 찾는 마음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437.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