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집착하지 말고, 도착해야 할 곳을 바라보라.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 가장 뜨거웠던 유행어라 할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확정을 짓고, 태극기에 적힌 문장으로 화제가 됐었다. 우리는 마지막 경기를 마쳤음에도, 16강을 확정 짓지 못했다. 사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16강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 1무 1패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이기고, 타 경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1점이 16강을 가를 정도로 긴박했다. 우리 선수들은 타 경기의 결과를 보고 16강 확정을 확인했다. 그때의 감동은 정말 짜릿했다.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긴박함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엿볼 수 있는 표현이었다.
궁금해서 이 문장을 검색해 봤다. 이 문장이 월드컵에서 처음 사용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표현의 출처는 이렇다. 한 프로게이머가 게임에서 패배한 후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서 시작이 되었다. 인터뷰에서, 저희끼리만(팀원) 안 무너지면 이길 수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자는 이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제목을 뽑았는데, 그 제목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말이 힘이 되었는지 결국 이 팀은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표현으로 우승할 힘을 얻었는지, 우승했기 때문에 이 말이 유명해졌는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꺾이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부러진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대나무를 인용한다. 꺾이지 않고 휘어져서, 어떤 강한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대나무의 휘어지는 성질과 같이, 부드러움이나 유연한 성향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꺾이지 않는 마음’은 이 상황과는 다르다. 그래서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 꺾이지 않는 마음에서 꺾이지 않는다는 건, 버틴다는 의미보다, 나아간다는 의미가 강하다. 꺾이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꺾이지 않기 위해 나아간다는 의미 말이다.
버팀은 유지다.
현재 상황을 지키기 위해 버틴다. 하지만 나아감은 ‘정진’이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정진하기 위해, 나아간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단순히 버티는 것만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축구에서도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이기고 있는 팀이 점수를 지키려고 버티다 역전패당하는 모습 말이다. 이기고 있더라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는 팀이 확실한 승리를 가져온다. 이기고 있는 팀이 몰아붙이는 기세는, 지는 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태풍과 같을지도 모른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항상 뚫려있진 않는다.
고속도로처럼 거침없이 달릴 때도 있지만, 과속방지턱으로 덜컹거릴 때도 있고 장애물에 가로막힐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장애물이 없어질 때까지 혹은 누가 치워줄 때까지 기다릴 텐가?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밀어붙일 텐가? 둘 다 좋은 방법은 아니다. 내려서 옮길 수 있는 장애물이면 옮기고 아니면 기관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다른 길로 우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길만 보는 게 아니라, 목적지를 바라보는 거다.
내가 가는 길에 집착하면 목적지는 잊히고 길만 보인다. 왜 이 길을 가는지조차 잊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를 잊지 않는다면,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고 실행하게 된다. 분명한 건, 타협과는 다르다는 거다. 타협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바꾸는 것이지만, 이는 가는 길을 바꾸는 것이지, 목적지를 바꾸는 건 아니다.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이 명확하다면, 묵묵히 나아갈 용기를 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생각지도 못한 도움에 손길이 나를 감싸 안아줄 것이다. 그 손길을 믿고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