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하는 양이 많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돌아다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버전도 달라집니다. 말에 말이 더해지면서 변조되는 거죠. 누구랑 누가 사귄다는 이야기가 결혼까지 이어지고, 어느새 애가 있다는 말로 번집니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쉽게 말하고, 쉽게 전합니다. 좋은 말이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말이라면 어떨까요? 말할 때, 자기 일이라 생각하고 말해야겠습니다.
말을 전할 때 지키면 좋은 원칙이 있습니다.
출처는 알 수 없으나, 새기면 좋은 내용입니다. 이 원칙도 버전이 조금씩 다르게 있는 듯한데요. 의미의 결은 같습니다. 쉽게 전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말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는 말은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말한다면, 말로 실수하는 일은 적어질 듯합니다.
첫째, 사실인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남의 말이라고 쉽게 옮겨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 말만 들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사람은 자기 처지에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상황을 보고 전혀 다르게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몇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필요한 말인가?
불필요한 말이 너무 많이 떠돌아다닙니다. ‘굳이, 왜?’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필요 없는 말을 내뱉습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지금 하는 자리가 점점 불편해져 옵니다. 왜 여기에 있는지조차 회의가 듭니다. 다시는 자리에 함께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지요. 내가 혹시 이런 역할을 자처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셋째,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말은 아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여겨집니다. 누군가의 말로 피해를 본 사람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압니다. 아니면 말고의 생각으로 쉽게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무슨 죄일까요? 말로 사람을 때리는 사람이 더 좋지 않습니다. 육체의 상처는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를 쉽게 아물지 않기 때문이죠. 보이지 않아 곪는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자기 스스로 모르게 말이죠.
식별의 지혜를 청해야 합니다.
말을 듣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람을 옳다 혹은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말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해야 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휩싸이게 됩니다. 왜 그런 일 있지 않나요? 평소 괜찮게 여기던 사람이었는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다르게 보일 때 말입니다. 그 사람 말에 휘둘렸다는 의미입니다. 내 판단보다 타인의 말로 판단하는 거죠. 타인의 말을 참조하는 건 필요하지만, 그 말에 그냥 따라가는 건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식별의 지혜가 나를 다스리도록 깨어 있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