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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Dec 04. 2024

발을 떼지 않으면 어디도 갈 수 없습니다.

요즘 운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걷거나 틈나는 대로 걷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운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닙니다. 20~30분 달리는 정도지요. 가끔은 스쾃과 플랭크를 하기도 합니다. 다 해서 40분 정도 시간만 내면 되는데, 잘 안됩니다. 새벽에 기상하는 시간이 늦어진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계획한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일어나니, 운동하기 모호한 시간이 됩니다. 퇴근하고 하면 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안 하게 됩니다. 늦은 밤에 하려고 했다가, 숙면에 방해된다는 말이 떠올라 마음을 접습니다.

    

운동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많습니다.

‘운동’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으로, 운동을 미루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 여럿 있습니다. 운동화만 신어라, 운동복만 갈아입어라, 2분만 운동해라 등등 말이죠. 이 말들의 공통점은, 일단 운동 환경에 노출하라는 의미입니다. 운동을 열심히 오래 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환경에 들어가라는 가죠. 운동해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헬스장부터 떠올립니다. 아니면 수영장이나 기타 떨어진 공간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여기서부터 막히게 됩니다. 귀찮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니,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일단 옷을 입고 운동화를 신으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딱 2분만 하라는 거죠. 이렇게 생각하면, 당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운동할 때는 생각이 많으면 안 됩니다. 일단 그냥 해야 합니다. 어디를 가야 한다는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랜 시간 하려고 굳게 다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계산기가 돌아가면, 일단 옷을 갈아입습니다. 운동화를 신을 필요가 없으면 안 신어도 됩니다. 나갈 필요도 없는 거죠. 집에서 하면 됩니다. 러닝 머신이 있으면 그곳에 올라가고, 없으면 맨손체조를 해도 됩니다. 요즘 영상을 보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꽤 많습니다. 그것을 틀어놓고 하면 됩니다.     


환경에 들어가는 겁니다.

운동하기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옷을 갈아입고 러닝 머신 위에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의지를 발휘한 거죠. 뛰는 게 귀찮아, ‘오늘은 그냥 걷기만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올랐습니다. 처음에 걷다가 5분 정도 지나서는 빠르게 걸었습니다. 10분이 지나니 뛰고 싶은 생각이 일었습니다. 바로 속도를 올려 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달렸던 거리보다 더 많이 달리게 되었습니다. 환경에 들어가니 점차 운동에 빨려 들어갔습니다. 변기 레버를 내리면, 물이 아래로 빨려 들어가듯 말이죠.      


잊고 있었습니다.

일단 환경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시간 계산할 게 아니라 이것저것 따질 게 아니라, 그냥 옷을 갈아입으면 되는 데 말이죠. 피곤해서 운동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운동하지 않아 피곤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체력이 떨어진 거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 환경에 들어가야 합니다. 일단 들어가야 합니다. 이후의 일은 이후에 생각하면 됩니다.     


계산하고 따지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 환경에 없으면 그 환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 환경에 있으면 여유를 갖고 계속 그곳에 머물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필요한 때 필요한 일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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