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윈제 Oct 05. 2020

소나기를 기다립니다


모름지기 원래 사람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울컥하는 건가요? 


덩그러니 집을 보는 개처럼 

돌아올지 모르는 냄새들을 기다리며 

가만히 가만히 문득문득 자꾸자꾸 

울컥하는 건 나만은 아니겠지요. 


지겨운 말들을 곱씹고
누렇게 새어 들어오는 햇볕의 온도를 느끼다가 


목적 없이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 걷다가


빨리 찾아온 밤을 나긋나긋 먹다가

차가운 생수를 투명한 컵에 따르다가

창가에 찾아온 고양이를 바라보다가

방바닥 위를 굴러다니는 먼지 덩어리를 줍다가 


갈 곳이 없는 곳에서 

내 집이 아닌 곳에서


기다리는 건 울컥하는 어떤 것일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