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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Jun 21. 2024

세상 어렵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일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친다는 것. 


아이가 유치원생이 되고, 초등학생이 되면 한글, 수, 이런저런 배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각 가정마다 어머님 아버님들의 고민도 커 저가실 것 같습니다. 


대부분 초등학생이 되는 시점, 7세 정도 되면 아이의 학습된 상태에 따라 부모님은 조바심이 나죠. 

아직 한글을 못쓰는데, 쓰는 것은 둘째치고 아직 읽지도 못하는데, 덧셈 뺄셈도 못하는데... 

이런 조바심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저희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와 부모가 다 무리하는 상황이 생기는 경험을 실제로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저희가 무언가를 해서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상황이 되어보니 이렇게 했어야 했구나 그런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느끼는 것은 절대 아이의 관심사보다 앞서가면 시키는 부모, 하는 아이가 모두 힘들 수 박에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집니다. 

아이는 성장하는 단계에 맞춰 관심사도 생기고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것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아닐까? 

지금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그 일을 맘껏 하도록 하면 되는 것은 아닐까 등등... 

그런 생각도 해보고요.

지금의 교육 과정이 이런 아이의 상태와는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
나라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가져 봅니다. 


그러다가 솔직히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8세가 되면 초등학교에 가야 하고 학교에서 정한 과정이 있으니 따라가도록 해야 하는데... 

결국엔 여기에 생각이 귀결되면 다시 조바심이 납니다. 


이렇게 부표처럼 이리저리 혼란스럽기만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생각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고,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붙잡고 나갈 바른 방도를 생각하고, 생각했으면 믿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것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판단하고 믿고 나가는 것이요.

주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를 보면서 나름의 고민과 결심은 다시 흔들리고 어느새 저 집 아이, 이 집 아이가 하는 것을 함께 하고 있더라는 것이죠.


지난날을 항상 후회하면서도 미래를 대하는 태도는 바뀌지를 않아요.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더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꼭 명심할 부분은요 아직 아이는 미성숙하다는 거죠. 

생각만으로 필요를 느껴서 선제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학습이라는 것은 결국 아이의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 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은 지금을 사는 존재인데, 지금만 좋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존재인데,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라고 엄마가 아빠가 사회가 강요하는 것이죠. 


물론 지금 한글, 수 이런 것들을 알고 있으면 더 좋긴 하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몰라도 상관없는 그런 것들이에요. 

부모니까 알 수 있는 유익함인 것이죠. 

그런 것들을 아이가 받아들이기가 쉬울까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아이는 모든 것으로 체험하고 느껴보고 그 가운데 필요를 느끼면서 하나하나 알아가야 하는 단계라는 것입니다. 그러는 가운데 미래라는 개념이 생기면 준비라는 개념도 생기고 준비하는 방법으로 학습도 받아들일 수 있겠죠. 


생각을 한번 더 해보면 아이가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되지 못할까 봐, 또는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고요. 

정말 걱정이 되는 것은 이런 아이의 상태에 대한 이해 없이, 또는 이런 아이의 상태를 무시하고 학습을 시키면 자칫 아이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갖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 학교를 다니는 십수 년의 세월을 불행하게 지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더 커지더라고요.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 보내고, 학습시키는 이유가 나중에 아이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잖아요. 

내가 어렸을 때 공부를 조금 더 잘했으면 지금 좀 더 편하게,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반영이 되고요. 


하지만 아이의 미래가 행복하려면 그 과정도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요? 

조바심이 나도, 지금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잘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내 아이의 상태에 맞추는 것이 제일 빠르게 제대로 가는 방법이 아닐까요? 


제가 사회에서 일도 해보고, 지금은 직원을 선발해서 일을 시켜보기도 하고 이런 경험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좋은 학교 나오고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꼭 일을 잘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굉장히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다 지시해야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이럴 거면 차라리 내가 직접 하는 게 낫겠다 싶은... 

반면에 무엇을 시켜도 일단 해내고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물론 미흡하지만 또 팁을 주고 좀 더 보완해 보자 하면 완성도 있게 일이 진행이 되죠. 


어떤 차이일까요? 

저도 아이를 키우니까 이런 차이가 단지 타고난 성향의 차이일까? 

아니면 성장과정의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직원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캐치를 해보려 했고 알아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이 부분도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여서 다음에 제가 느낀 수준에서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이런 주제로도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길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이가 학교에서 뒤처지지 않고 또래와 비슷하게 아니면 더 잘해서 자신감도 생기고, 만족감도 느끼고 하면 좋겠지만 그것만 보다가 자칫 큰 그림을 망칠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몇 가지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첫 번째는 아이를 세심하게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 아이의 관심사를 캐치하기 위해서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활동이나 좋아하는 것들 공룡인지, 자동차인지, 로봇인지 등등을 캐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님들이 다들 일하시고 계시지만 시간을 쪼개서 매일매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그래서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다녀오셔서는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만 체크를 하시는데 그런 체크보다는 무엇이라도 하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그 가운데 대화를 하고 그러면서 아이의 심리적인 상태나, 관심사 등을 살피시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아이의 상태와 관심사를 배워야 할 부분들과 연결해 주는 겁니다. 

학교를 다닌다거나,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가장 시급한 부분이 한글과 수학이 있은데요 

책부터 구입해서 각 잡고 책 펼쳐서 ㄱ,ㄴ,ㄷ, 1,2,3,4 하시기보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세요 


많은 분들이 이런 예를 드시는데 실제로 저희도 그랬습니다. 

예를 들면 한글을 배우기 전에 아이들과 지나다니면서 간판을 보다가 아이들 이름이 나오면 알려줬어요. 

‘여기 이 글자가 은이 이름에 나오는 '은'이라는 글자야, 이건 율이 이름이랑 똑같네’ 하면서요 

저기 또 있네... 요기도 있네.. 하면서 반복적으로 일상적으로 짚어 주는 거죠. 

이름을 익힌 후에는 아이의 관심사에 따라 확장해 나가는 것이죠. 공룡, 비행기, 로봇 등등 으로요.

그러면 어느새 아이는 글자라는 개념이 생기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글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겠죠.


그다음엔 책을 읽어 주다가 아이가 알만한 글자가 나오면 직접 찾아보라고도 시키고요.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이름 두자, 아니 세 글자 정도는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가 관심 있어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어떤 글자 인지 스스로 찾아보게 되죠. 

그때 그 관심사를 조금씩 학습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겠죠. 

우리 한번 써볼까 할 수도 있겠죠. 

그럼 아이는 삐뚤빼뚤 써놓고 굉장히 만족스러워합니다. 이런 과정이 중요하다는 거죠. 

글을 이런 경험으로 알게 된다면 배우는 것에도 부담이 줄어들겠죠. 


‘은이 율이가 글자를 배우면 재미있는 책을 은이 율이가 스스로 읽을 수도 있겠는데’... 하면서요. 


이런 과정 때문이었는지 은이 율이는 한글을 좀 남다른 방법으로 익혔습니다. 

남다른 방법이라기보다는 옛날 방법이죠. 

요즘은 모음 자음 배우고 조함해서 발음하는 거 배우고 하는 방법으로 한글을 안 가르치고 낱말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원리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가르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은이 율이는 옛날 방법으로 스스로 익혔어요. 스스로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요.. 

저희 집에도 글자 표가 벽 한쪽에 붙어 있었는데요. 

한쪽에는 자음이, 한쪽에는 모음이 있고 만나는 곳이 조합된 글자가 있는... 

아이들이 글자에 관심이 생기는 시점에 몇 번 알려줬습니다. 

ㄱ 과 ㅏ 가 만나서 기억아, 기억아, 기어가, 가가... 이렇게 된다고요. 

이렇게 가나다 정도만 알려줬고요. 

그다음은 가끔 아이들이 관심이 생겨서 스스로 해보면서 맞냐고 물아봐요. 

그때 틀리게 발음하면 알려주고 또 이때다 싶어서 몇 가지 더 알려주는 그런 식의 반복이었습니다. 

물론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고요. 그렇게 알려고 하는 그 관심도 알아봐 주고요. 


저희 아이들이 한글을 일찍 뗀 건 아니죠. 7세 중반쯤이었으니까요..

시기가 중요한 건 아니고 아이들의 관심이 생기니까 훨씬 수월하게, 아니 재미있게 익힐 수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책과 친해진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고요.


그런데 아이의 관심사 만으로 학습을 시키는 것은 여전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르쳐야 하는 단계가 오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 흔히 교수법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세 번째는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글자를 알게 된 후에는 책을 통해서 글자를 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요 

첨부터 스스로 책을 읽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요 

글자가 적은 유아기의 책을 다시 활용해서 

아는 글자 찾기 게임 같은 것을 하면 굉장히 재미있게 글자를 복습할 수 있죠. 

한 단계 더 나가면 책을 함께 읽는 거예요. 소리 내서. 

책을 펼치고, 한 줄은 아빠가 또는 엄마가, 한 줄은 아이가 이런 식으로 읽는 거요. 

물론 아이는 모르거나 생소한 글자가 나와서 매끄럽게 읽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때 또 부모님께서 잘 유도하시면 모르는 글자들을 마저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조금 더 글자와 친근해지면 책을 함께 읽고 책의 내용을 퀴즈로 내서 맞추게 하는 활동도 아주 재미있어합니다. 

아이들이 내용을 파악하는 훈련이 되기도 하고요.

이렇게 재미있는 방법으로 아이에게 배우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겁니다. 

과정이 재미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취감은 그 어떤 재미보다 만족감이 크죠.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일상에서 배운 것을 활용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서 ‘매일우유 저지방’이라고 쓰여있는 우유를 찾아오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글자를 읽고 물건을 골라올 수 있는 활동 등을 통해서 아이들은 실제로 많은 가능성을 느낍니다. 

'아 이제 내가 이런 것쯤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죠. 

그럴 때 ‘그동안 글자를 잘 배워서 이제 은이 율이가 스스로 사고 싶은 물건도 찾아올 수 있구나’ 하면서 성취감도 느끼게 해 주고, 콕 집어서 배워서 할 수 있게 된 것이라는 학습의 유용함도 알려주는 거죠.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관심사를 바탕으로, 재미와 흥미를 잘 이끌어내야 한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쉬운 방법은 아니고요 어찌 됐건 힘들고 부담스러운 상황도 있을 수밖에 없죠. 

그래도 그렇게 노력하니 이런 결과가 생긴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것. 

성취감과 더불어 자신이 더 큰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도 느낄 수 있고요. 

다음엔 이런 것도 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도 하게 될 수 있죠. 


이런 건전한 만족감이 아이의 관심사를 미래 시점으로 조금 확장시킬 수 있을 테고요.. 

이런 생각이 부모와 선생님의 가르침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절대로 아이보다 앞서갈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맞추어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는 것. 이것이 아이를 행복하게 학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정리해 보면,

먼저는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의 상태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 관심사에 맞춰 배워야 하는 것들에 관심이 생기도록 합니다. 

조금 더 수준이 높아지면 본격적인 학습으로 들어가되 아이가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만드셔야 하고요, 

마지막으로는 배운 것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로 인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학습의 유용함도 알게 해 주고, 더 멋진 형아가 되려면 좀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도 알게 해 주고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로 아이보다 앞서갈 수는 없습니다. 

부모도 아이도 함께 소진되는 방법입니다. 

아이는 학습에 마음을 닫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도 망가질 수 있습니다.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고, 성장하고 결국에는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그런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 실행하는 것.

그 방법의 첫 번째는 아이의 괸심사에서 출발하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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