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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식품에 열광하는 우리들의 모습

by 박학대식

불혹의 나이를 넘기니 조금씩 늘어나는 뱃살과 이 살벌한(?) 시각적 경고를 더 이상 무시하지 않는 뇌 활동으로 건강에의 걱정이 꽤나 진지하게 다가오는 것은 비단 본인에게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겠다. 술을 마신 다음날 숙취의 기운이 가시지 않고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이상하리만치 소화가 더딘 느낌과 해가 지갈수록 커져만가는 바지 치수와 셔츠의 사이즈는 음주를 즐기는 본인과 같은 인간에게 이미 예전부터 몸에서 보내온 분명한 건강의 적신호였겠다. 물론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도 이 적신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꽤나 담대(?)한 본인이기에 당장의 금주나 절주는 실행의지가 없지만 어찌 되었건 나이 마흔을 넘기니 이 시간을 먼저 보낸 선배들의 "몸이 예전같이 않아"라는 말이 이해가 되는 것을 넘어 일정부분 격하게 동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잔혹한 현실이겠다.


본인이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오랫동안 얼굴을 보며 지내던 대표님이 얼마 전부터 맛있는 건강식(?)을 컨셉으로 일본의 장수 요리 방법으로 조리된 리토르트 제품을 수입하시기 시작하셨다. (맛있다는 것과 건강한 것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명제인지는 아직도 의심스럽다) 일명 마크로 비오틱이라는 조리법인데 일본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식품 조리의 한 형태로 식물의 뿌리와 껍질까지 한꺼번에 조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단다. 이런 조리방법을 위해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일테다.(자세한 설명은 대표님의 회사 홈페이지를 링크함으로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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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이라는 작물재배 방식은 이미 우리들의 삶에 익숙하다. 이런 방식으로 재배된 상품이 마트에 따로 진열되는 것은 물론 이제는 이런 식자재들만 파는 전문 소매점 역시 우리 주위에 쉽게 찾아볼 수 있음은 조금은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하고 또 가족에게 먹이고픈 모든 주부들의 한결같은 바람의 결과이겠다. 하지만 단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기농 식품의 시장수요를 같은 방식의 재배가 감당하기 벅차고, 소비자들이 유기농의 정의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비를 하는 것이 우리들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 싶다.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유기농법을 이용하여 재배되는 농지면적은 대략 70,000,000 헥타르로 이는 고작 전 세계 농지면적의 고작 1.4% 수준에 머무른다고 한다. 세계 경작면적 100분의 1이 갖 넘는 매우 한정된 곳에서 재배되는 유기농 제품의 시장규모는 이에 반해 2001년부터 10년간 매년 8.9%씩 성장해 공급이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 몸에 좋다면 비둘기도 잡아먹어 결국에 씨를 마르게 한다는 한국인들의 유기농 제품에의 환호 역시 이런 현상에 적게나마 일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전 세계적으로 유기농 제품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유기농 재배 면적은 여전하다는 것은 자칫 자신이 구입한 물건이 제대로 경작되지 않거나 올바른 방식으로 유통되지 않은 제품일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소비자는 좀 더 깐깐하게 상품의 이력에 대해 고민해야 하겠다. 물론 유기농법이 과연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 또 어떤 경로로 유통이 되는지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고 구매를 결정한다면 이는 더할 나위가 없겠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안타깝지만 유기농=무농약의 개념으로 간단히 이해하고 구입하는 소비자가 대다수인 듯하다. 유기농법과 무농약은 엄연히 다른 작농 법이다.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무농약 제품이 유기농 제품이라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유기농이 무조건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도 잘못된 믿음이다. 단위당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농법의 특성상 같은 생산량을 얻어내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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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이 뉴스의 주인공인 아보카도를 처음 만난 것은 90년대 후반이었다. (무려 본인이 20대 시절;;;) 한동안 청담동을 휩쓸었던 캘리포니아 롤에 들어있던 이 물컹한 식감의 무엇은 데이트를 위해 어울리지 않는 큰 소비를 결심한 20대의 본인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20년이 훌쩍 지나 어느샌가 이 아보카도는 마트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되었지만 본인은 여전히 90년대 후반 그 기억에 머물러있는지 즐겨 사지 않는다. 이유야 어쨌든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로 아보카도의 수요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숲 속의 버터를 원해 공급을 늘리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다가 마약 카르텔의 돈줄이 된다는 뉴스는 여러 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게다가 뒤늦게 시작된 중국인들의 아보카도 사랑은 이런 문제들에 기름을 부은 격 이겠다. 다른 민족도 아닌 중국인들이니 말이다.


무언가 좋은 것이 있다면 게다가 그것이 몸에 좋은 것이라면 우리는 앞 뒤 따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앞 뒤 따지지 않는 인간의 습성은 시민의식과는 전혀 무관하다. 몸에 좋다면 돈이 많은 나라의 국민들도 돈이 없는 나라의 국민들도 다 같이 달려들어 열광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비 이성적인 활동의 결과물로 그동안에는 없었던 사회문제들이 대두되는 것은 단지 아보카도에서만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아니겠다. 열풍이라 불릴만했던 아로니아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광으로 재배를 결심한 수많은 농가들이 이제는 시들어버린 인기 때문에 힘들어한다는(망했다는) 뉴스와 얼마 전 쇳가루 논란을 일으킨 저질의 하와이 노니 사건은 몸에 좋다면 앞뒤를 안 가리는 우리들의 모습이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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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우리는 모두 좋은 것을 싸게 구입하고 싶다. 좋은 것은 귀하고, 귀한 것은 절대가가 높다는 만고의 진리를 거스르고자 한다. 대량으로 재배하고 대량으로 유통하고 휴대하기 편하고 유통기간이 긴 가공식품으로 변형시켜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이것을 구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무엇이 대량으로 유통된다는 것은 이미 귀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런 건강에 관련된 식품의 선호도는 너무 자주, 빨리 바뀐다. 유명한 연예인이 오랫동안 장기 복용하고 있다고 매스컴에서 다뤄지면 앞다투어 구매에 동참한다. 그것을 먹고 마시면 그/그녀 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장기 복용이라는 전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구매를 하기 전 의사에게 물어보는 경우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몸에 좋은 것, 건강한 것을 섭취하고자 결정하는 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단지 이런 것들을 선택할 때 그다지 많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곁에 누군가가 좋다고 하면 나도 같이 덜컥 구매를 결정하고는 잠시 복용하다가 별 효과가 없자 더 이상 사지 않는다. 구매를 하는 것과는 달리 꾸준하게 섭취하는 일은 일정 부분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이런 것들은 생각해 보지 않는다. 물론 우리를 둘러싼 소비환경이 깐깐한 소비를 방해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건강이라는 것에 관련된 결정이라면 게다가 그것이 보통의 소비에 더해지는 즉,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그런 과외(?)의 소비의 결과물이라면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말이다.


게다가 이것들은 약이 아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 효과가 무조건 적인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또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복잡한 유기체인 인간이 단지 몸에 좋은 것을 먹고 마시는 일련의 행동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환상을 지워야 한다. 유기농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고 몸에 좋다는 노니주스를 마신다고 우리 몸이 무조건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정신적 수양과 신체적 노력이 동반되어야 몸이 반응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 역시 무조건은 아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결국 꾸준함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몸은 어제와 같다. 여전히 배가 나오고 숙취가 심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그 상태로 머무른다. 건강하지 않은 예전 그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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