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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May 20. 2019

창업자들을 위한 경고

WARNING #9

이 글은 지난 1년여간 이곳에서 만나고 관찰하게 된 여러 스타트 업의 관찰기이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는 작은 경고장인 동시에 코워킹 스페이스 뷰랩의 첫 해 보고서이다. 


(이전 글(창업자들을 위한 경고 WARNING #8)에 이어)


22. 한 사람의 개인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 본인의 자리를 인지하도록, 그리고 그들이 이러한 

건전한 부담을 상기하며 근무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전적으로 대표의 몫이다. 

물론 너무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여야 하겠다.(그 쪼임을 당해본 자만 안다

어쩌면 이것의 수위를 잘 조절하는 것이 센스있는 대표의 스킬인지도 모르겠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얼마나 기가 막힌 표현인지, 얼마나 구구절절 맞는 말인지는 

대표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이 관계하는 비즈니스에 관련한 대화는 물론,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의 일상 대화에서 또 미팅에서 잘 골라 선택한 말 한마디, 

단어 하나에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그들은 경험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경험하고 있다.


23. "대화"라는 것이 응당 그러하듯 결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이지 않다. 

 "아"와 "어"의 미묘한 차이점을 잘 아는 대표들은 비즈니스 관련 미팅은 물론이고

팀원들과의 일상 대화에도 매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려 노력한다. 

만약 팀원들이 대표와 진심으로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특히나 곤란한 이야기(예를들면 사직이라던지)를 

해야한다면 더더욱 예의를 지켜 자신의 의중을 전달해야한다.

보일 듯 안 보이게 에둘러 흐리게 표현하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결코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은 지키며 대화가 오고 가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몇 년간 이곳에서 보아온 많은 팀들이 결국에는 좋지 않은 얼굴로 서로에게 안녕을 고할 때

팀원들을 보낸 대표님들의 푸념은 대부분 마지막에 그들이 대표에게 보인 예의 없는 행동과 

도를 넘는 발언이 주된 주제였다. 물론 그들이 조금 더 성숙하게 관계를 매조지했다고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의 모습은 적어도 한 사람의 인간에게 지금보다는 훨씬 좋은 사람으로 

각인되어 남았으리라. 마무리를 잘하는 것은 시작보다 훨씬 어렵다.

조직 안에서 그것도 스타트 업의 얼마 안 되는 구성원들이 그들의 작은 사회 안에서 

서로 부딪기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은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하는 것과 같은

아주 작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그리고 그것은 모두의 노력이 없이는 실현이 불가한 명제임을 자각하길 바란다.


24. 팀의 일원으로 일할 때 가장 힘든 것은 역시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희생한다고 느끼는 자아의 불평이겠다. 그렇기에 한 개인이 팀의 일원으로 일을 한다고 

갑자기 삶이 힘겹게 느껴진다는 것은 당사자의 사회성에 문제가 있거나 그간 보통의 사람들의 

기준을 벗어난 특별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나 다름 없으리라.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신경이 쓰이는 일 일수 있다.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그것이 잘못된, 틀린 것은 아니다. 

단지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정도로 스스로를 세뇌하면 된다. 쓸데없는 자괴감은 필요 없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팀원들과의 대화는 물론이고 출근과 퇴근 등의 기본적인 약속 역시 

조직 내의 개인이 충분히 스트레스 받을 수 있을만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일하려는 생각은, 

다시 말해 자신이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고집하는 일은 결단코 좋은 결정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25. 근래 일부 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탄력근무제]라는 근무형태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린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워라벨이라는 신조어는 현대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삶과 일의 발란스를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것을 지양하는

인간에게 이 탄력근무제라는 단어는 지극히 일(work)쪽으로 치우친 현대인들에게

눈치 보지 않고 조금은 일상(LIFE)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워라벨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던져 준 것이다. 

하지만 이 매력적인 근무형태를 도입한 이들은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 임을 명심해야겠다. 

그리고 이 탄탄한 기반이란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어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만 하는 

즉, 모든 구성원이 각자를 모니터링하는 근무환경이라 말할 수 있겠다.

나의 행동이 모니터링되고 동시에 나 역시 다른 누구를 감시하며, 나의 결과물을 나를 둘러싼 모든 구성원이 

평가하는 환경이 과연 스타트 업에서 일하는 우리네의 작은 팀 안에서 실천되고 있는지, 

과연 실천이 가능한 부분인지를 자문한다면 그 답은 아주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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